현역 감점·신인 가점 속 초선 3명 '고배'…영남 중진 4명, 모두 본선행
'현역불패' 지적엔 "유권자 뜻 반영해야"…용산 출신은 김은혜만 경선 승리
與 경선서 첫 지역구 현역 탈락…'물갈이 시스템' 일부 작동
국민의힘 4·10 총선 공천을 위한 경선 결과 28일 처음으로 지역구 현역 의원 탈락자가 나왔다.

현역 감점 등을 적용한 당의 '시스템 공천'을 통해 물갈이가 이뤄진 첫 사례다.

이날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24곳의 2차 경선 결과, 지역구 현역 의원 18명 가운데 이주환(부산 연제), 전봉민(부산 수영), 김용판(대구 달서병) 등 3명이 탈락했다.

이와 별도로 결선 여론조사가 진행된 서울 양천갑에서 조수진 비례대표 의원도 고배를 마시며 이날만 총 4명의 현역 본선행이 좌절됐다.

비례대표 현역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건 경기 여주·양평 이태규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영남권의 경선 여론조사 비율은 당원 50%, 일반 국민 50%다.

여기에 현역 평가 하위자 및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여부에 따라 최대 35% 감산이 이뤄지고, 정치신인·여성·청년 등은 최대 20% 가산이 적용됐다.

이날 탈락한 지역구 현역 의원 3명은 모두 초선이다.

이 중 일부는 현역 하위 평가 10∼30%에 포함돼 경선 득표에서 20% 감산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주호영(대구 수성갑)·김기현(울산 남구을)·이헌승(부산 부산진구을)·김상훈(대구 서구) 등 3선 이상 영남권 중진 4명은 전원 본선행을 확정했다.

특히 이들은 동일 지역구 3선 이상으로 15% 감점이 적용됐음에도 경선에서 승리했다.

오랜 기간 다져온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애초에 상대 후보와 경선 득표율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페널티'를 무력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해 당 혁신위원회가 지목한 희생과 혁신의 대상이 '영남권 중진'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쇄신 강도는 여전히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생각보다 현역들이 방어를 많이 한 것 같다.

신인 후보자들의 득표율이 낮더라"며 "현역이 가진 메리트가 있고, 신인들이 도전하려면 공을 좀 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철규 공관위원은 "현역 교체를 지상 최고선인 것처럼 생각하는데, 유권자 뜻이 반영돼야지 권력을 가진 공천권자가 마음대로 바꾸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현역 불패' 지적이 제기되는 데 대해 "경선 결과까지 포함해 평가해달라"며 잡음을 최소화한 공천을 강조해왔다.

불출마나 지역구 재배치 등을 통해 물밑에서 사실상의 '교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장제원·김웅·윤두현·최춘식·이달곤·이명수 등 지역구 현역들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희국 의원도 공천을 신청하지 않아 불출마 수순을 밟고 있고, 홍문표 의원은 경선을 포기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불출마 선언하는 분들도 기본적으로 현역 교체에 포함하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선 결과에서 대통령실 참모 출신이나 친윤 인사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이날 경선에서 승리하며 각각 경기 성남 분당을, 부산 수영 후보로 확정됐다.

김 전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인수위 대변인을 맡았으며, 장 전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청년 특보를 지냈다.

김성용(서울 송파병) 전 대통령실 행정관, 성은경(대구 서구) 전 행정관, 김찬영(경북 구미갑) 전 행정관 등 3명은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공관위는 지난 25일 1차 경선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여론조사 결과 집계 과정을 후보 또는 후보 대리인에게 공개했다.

이날은 특히 서울 양천갑, 송파병, 부산 부산진구을 등에서 여론조사를 진행한 기관명까지 언론에 공개하며 경선에서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장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비명횡사' 공천 과정도 그렇지만 여론조사 기관 선정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여론조사 기관 선정부터 경선까지 모든 과정이 투명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