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수수 인정' 비명 기동민, 컷오프 위기…친명 이수진, 윤영찬과 경선
비명 "고무줄 잣대"…공관위원 이재정, '기동민 전략지역' 결정에 격분
'금품 수수 혐의' 기동민·비례 이수진, 엇갈린 공천 운명
금품 수수 혐의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경선 기회를 부여받은 친명 이수진(초선·비례대표) 의원과 컷오프 위기에 놓인 비명 기동민(재선·성북을)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 모두 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기 의원은 1억원 정치자금 및 200만원 상당 양복 수수 혐의를, 이 의원은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금전 수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기 의원은 양복 수수에 대해선 인정했다.

공관위는 지난 23일 경기 성남 중원에 공천을 신청한 이 의원에 대해선 이 지역 비명계 현역인 윤영찬 의원과 경선에 붙이기로 결정했다.

이어 공관위는 28일 기 의원 지역구인 성북을을 전략 지역으로 지정했고, 기 의원은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공관위는 전날 기 의원을 불러 소명을 받은 뒤 격론을 벌였고 결론이 나지 않자 이례적으로 '무기명 비밀투표'까지 하며 전략공관위 이관을 결정했다.

내부 토론에선 양복 수수를 인정한 기 의원과 모든 혐의를 부인한 이 의원 간에 차이를 둬야 한다는 주장과 잣대가 달라선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했고, 결론은 전략 지역 지정이었다.

당연직 공관위원인 당 여성위원장 이재정 의원은 이 같은 결정에 격분해 사퇴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 지역 지정은 해당 지역 현역의원의 컷오프로 여겨지나 경우에 따라 제3의 인물과의 '전략경선'을 치를 수도 있다.

'금품 수수 혐의' 기동민·비례 이수진, 엇갈린 공천 운명
하지만 기 의원에 대한 이번 결정은 사실상 컷오프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컷오프 과정 중으로 보면 된다"라며 "양복 문제뿐 아니라 여러 평가를 모두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 의원이 해당 사건은 라임 사태 및 김영란법 도입 이전의 일이며, 문제가 된 양복도 30∼40만원대 중저가이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 씨의 대납 사실을 알았다고 소명한 것엔 "수용하기 어렵다.

받은 건 받은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앞으로 어떤 혐의를 받든 잡아떼야 공천장을 받을 수 있나.

완전히 고무줄 잣대"라며 "친명만 사는 '친명 횡재·비명 횡사' 공천을 보여주는 가늠자"라고 말했다.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기 의원은 전략공관위의 공식 결정이 나온 뒤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