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복직 후 어린이집 보냈더니 정부지원 '뚝'…"맞벌이가 죄인가요"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출산율 1.0' 지금이 골든타임
    출산 대책 '무늬만 파격'

    어린이집은 사실상 '무상 보육'
    정부는 바우처 지급했다고 여겨
    50만원 부모급여 2.5만원으로

    맞벌이 부부 절반이 중산층인데
    돌봄서비스·신생아 특례대출은
    소득·자산 제한으로 지원 못받아
    < 사라지는 아기 울음소리 >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고 통계청이 28일 밝혔다. 지난해 출생아도 2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200명(7.7%) 감소했다. 2015년 이후 8년 연속 감소세다. 이날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산모가 자신의 아이를 옮기고 있다.  /김범준 기자
    < 사라지는 아기 울음소리 >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고 통계청이 28일 밝혔다. 지난해 출생아도 2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200명(7.7%) 감소했다. 2015년 이후 8년 연속 감소세다. 이날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산모가 자신의 아이를 옮기고 있다. /김범준 기자
    “맞벌이 부부는 아이를 낳지 말라는 것 같아요.”

    대전에서 한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박모씨(37)는 ‘출산·양육에 대한 정부 지원이 최근 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 많은 저출산 예산을 도대체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이가 태어난 뒤 24개월간 매달 50만~100만원을 주는 부모급여는 박씨가 복직하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하자 2만5000원으로 ‘뚝’ 줄었다. 아이돌봄서비스, 신생아 특례대출 등 다른 저출산 지원 정책은 소득·자산 기준에 들지 못해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

    박씨는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저출산 지원정책 중 ‘중산층’ ‘맞벌이’ 등 이런저런 조건에 걸려 받지 못하는 혜택이 상당수”라며 “일을 그만두지 않는 한 둘째 낳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부 지원 절실한데 되레 소외

    복직 후 어린이집 보냈더니 정부지원 '뚝'…"맞벌이가 죄인가요"
    정부가 한 해 50조원이 넘는 예산을 저출산 대응 정책에 쏟아붓고 있지만 정부 도움이 가장 절실한 맞벌이 부부는 이런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상당수 저출산 정책이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 정책 틀에 갇혀 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지난해부터 시행한 부모급여도 이런 문제가 있다. 부모급여는 0세 자녀는 월 100만원, 1세 자녀는 월 50만원을 주는 파격적인 현금 지원제도다. 하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경우 50만원 상당의 보육료 바우처 지원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부모급여에서 47.5만~54만원을 삭감한다.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돌봄 서비스 이용료도 이런 방식으로 부모급여에서 차감한다.

    정부는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가정과의 형평성 때문에 이런 조건을 달았다고 항변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임모씨(34)는 “어린이집은 이미 사실상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어 부모급여의 체감 효과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신생아 특례대출도 ‘그림의 떡’

    저출산 제도의 소득·자산 기준도 출산 지원 효과를 떨어뜨리는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공기업에 다니면서 4세 아이를 키우는 이모씨(38)는 올해 유치원 수업 후 육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아이돌봄서비스 제도를 알아보다가 지원 조건을 보고 울화가 치밀었다. 월 소득(부부는 합산소득 25% 감경)이 중위소득의 150%(3인 가구 기준 약 707만원) 미만이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다. 이씨는 정부가 올해부터 지원하는 신생아 특례대출도 순자산(4억6900만원·상위 20%) 기준 때문에 신청하지 못했다. 이씨는 “부부가 총 월 1000여만원(세전)을 벌고 있지만 생활비, 전세자금 대출이자, 유치원·학원비, 부모님 용돈 등을 드리고 나면 생활비도 빠듯하다”며 “아이 둘을 낳으면 할아버지, 할머니 등골을 휘게 만드는 나라”라고 꼬집었다.

    맞벌이 부부 중 상당수가 이런 소득 제한 기준에 걸려 정부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합산 소득이 7000만원 이상인 맞벌이 부부는 55.7%, 1억원 이상인 비율은 27.1%에 달한다. 혼인 5년 이내인 초혼 부부 가운데 맞벌이 비율은 57.2%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간병·육아에 月600만원 '휘청'…韓銀 "최저임금 예외 적용해야"

      한국은행이 육아도우미·간병인 등 외국인 돌봄인력에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거나 차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급증하는 육아비용과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국인력 도입이 시급하지만 현재의 최...

    2. 2

      "늘봄학교 신청했는데 개학날까지 아무말 없어…어디 맡겨야 하나"

      “지난주 늘봄학교를 신청했는데 오늘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담임교사도 모른다고 하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나요.”초·중·고교 개학과 동시에 4일 전국 초등학교...

    3. 3

      육휴 끝나는 만 1세·초등 입학…워킹맘, 두 번의 퇴사 고비 온다

      “월 250만원씩 주고 남에게 맡기느니 차라리 직접 키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요.”13개월 아이를 키우는 정서영 씨(33)는 4일 “두 달 뒤면 1년 육아휴직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