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돌보며 사투 와중에 전공의 업무까지 떠안아
"전공의 이탈 공백, 전공의 복귀로 해결해야"
[현장] 병원 지키는 간호사들, '불법 의료' 줄타기
"전공의 이탈로 빚어진 의료 공백은 전공의들이 복귀해 메워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정부가 공표한 이탈 전공의들에 대한 복귀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8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미 복귀 전공의 100명의 업무를 지난주부터 분담한 간호사들은 정부와 전공의 간 고래 싸움에 이른바 '새우등이 터진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숨 고를 새도 없어 끼니를 음료 등으로 때우며 환자를 돌보고 있지만, 정작 불법 의료 현장에 노출된 건 병원을 지키는 간호사들이라고 토로했다.

의료공백으로 인해 의사 면허를 소지해야 할 수 있는 업무에 간호사들이 투입되고 있고 과거에도 전공의 일부 업무를 간혹 맡기도 했지만, 현재는 아예 노골적이고 지속적이라고 우려했다.

빠른 걸음으로 병동을 오가던 한 간호사는 "불법 의료 현장에 노출된 간호사들을 보호한다더니 현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처방 권한이 있는 의사들의 아이디·비밀번호를 전달받아, 전산시스템에 등록하는 업무에 간호사들이 당연하다는 듯 투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상 상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도 자격 없는 간호사들이 전공의 업무를 지속해서 담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현장] 병원 지키는 간호사들, '불법 의료' 줄타기
전날부터 시행한 정부의 '진료 지원인력 시범사업'도 실효성이 낮은 대책이라고 평가절하했고, 간호사들을 보호할 법적 안전장치는 하나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현장 의료진들은 다른 어떤 대책보다도 장기화하는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공의와의 대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호사 A씨는 "확대된 의료 업무에 대해 간호사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시범사업은 임시방편"이라며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차질은 전공의 복귀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증원 방침이 변경되던지, 전공의들과 만나 대화로 사태를 풀어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지난주까지 업무 개시 명령을 받은 전공의는 총 119명으로 이 중 112명은 출근하지 않아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