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열린 스포츠대회 참석 선수, 블라디보스토크서 맹장수술
북한 아동 피겨선수 러시아서 응급수술…'밀착' 북러관계 과시
최근 군사·경제 등 분야에서 북러 간 교류가 활발한 가운데 러시아에서 열린 아동 스포츠 행사에 참여한 북한 선수가 현지에서 응급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주북 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에 따르면 지난 18∼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 등지에서는 동계스포츠 대회인 제1회 '연해주의 아이들' 행사가 열렸다.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컬링 등 8개 종목으로 구성된 대회에는 주최국 러시아와 북한, 중국,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등 52개 팀 1천여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북한은 선수 7명과 코치, 의료진, 대표단 관계자 등 모두 13명을 파견했는데, 피겨 종목 리나영 선수가 예선전 이후 '맹장 발작'을 겪었다.

이에 리 선수는 경기가 열리던 우수리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어린이 병원으로 급히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대사관은 현재 리 선수의 건강 상태가 좋다면서 "나영은 의사와 간호원들, 어려울 때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대사관은 또 "(북한) 학생들은 보다 높은 경기 결과를 기대했지만 상대들이 더 강했다"면서 "그러나 그들의 눈에서 타는 불꽃은 다음번 경기들에 더 잘 준비하여 더 많은 메달을 타게 되리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격려했다.

리 선수의 사연은 대회 홈페이지에도 실렸다.

국제대회 참가 선수가 건강 문제를 겪을 때 주최 측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러시아가 이를 적극 홍보하는 것은 최근 밀착하는 북러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북러는 군사는 물론 체육·관광·농업 등 각종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북한 농업기술대표단이 러시아를, 러시아의 알렉세이 스타리치코프 연해주 국제협력국장이 관광객과 함께 북한을 찾았으며, 이어 북한 노동당 대표단과 세계 청년축제 대표단도 러시아로 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