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질환 타깃을 최대 10개까지 동시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항체 신약 개발에 나선다. 여러 개의 타깃을 한꺼번에 겨냥하면 효능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세계 최초의 이뮤노글로불린M(IgM) 항체 기반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 항체치료제에 쓰이는 항체는 Y자 모양으로 생긴 IgG다. 혈액 속에 많이 존재하고 바이러스 등 타깃과 결합력이 강한 장점이 있어서다.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는 IgM은 10개의 팔이 달려 있어 한꺼번에 많은 타깃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등과의 결합력이 약하고 반감기가 짧다. lgG는 반감기가 2~3주인데 IgM은 하루에 불과하다. IgM 기반 항체치료제 개발이 드문 이유다.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IgM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플랫폼 이펜디를 개발했다. 이펜디는 IgM의 반감기와 결합력을 IgG와 유사한 수준만큼 개선했다. 기존 IgM에 없던 항체 면역반응인 항체의존적 세포독성(ADCC)도 추가했다.하 대표는 “이펜디로 만든 IgM 항체는 팔이 10개로 많은 면역세포를 끌어올 수 있다”며 “강력한 암 살상 면역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IgM은 IgG보다 5~7배 크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투약하는 안과 치료제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신테카바이오는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개발 과정을 자동화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제약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클라우드 등을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 개발 과정이 연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자동화했다. 약물 발굴 과정의 최적화를 통해 개발 기간 단축과 자원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신테카바이오는 자가면역·신경계·심혈관계 질환, 암 등과 관련성이 높은 100여 개 표적을 선별해 후보물질 개발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표준 검증을 거친 후보물질 이력을 포함한 인벤토리 구축도 시작했다.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는 “컴퓨터를 이용한 신약개발 기술을 넘어 AI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자동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올해는 신약 후보물질 연속 도출 체계를 내세워 해외 수주에 나서겠다”고 말했다.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삼성의 바이오 계열사들이 운영 중인 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 기업 두 곳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유전자 치료제는 적응증 확장성이 넓은 데다 기존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27일 제약·바이오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꾸린 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올해 첫 투자처로 미국에 있는 유전자 치료제 기업 두 곳을 택했다. 한 곳은 라투스바이오로 알려졌다. 라투스바이오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를 기반으로 중추신경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중소 바이오테크다. AAV는 유전자 치료제의 전달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지난 1월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위탁개발 분야에서 AAV로의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라투스바이오 외 나머지 한 곳에도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삼성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고려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중에서도 유전자 치료제에 무게중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생산시설 및 공정에 내재화하기 적합한 모달리티(치료법)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그중에서도 AAV는 화이자의 B형 혈우병 신약 ‘베크베즈’ 등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의 전달체로 활용되는 추세다. 캐털런트, 우시 등 글로벌 CDMO 기업은 이미 AAV CDMO에 뛰어들었다. 유전자 치료제는 희귀질환 등으로의 적응증 확장 가능성이 높은 의약품이기도 하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이미 CGT 생산에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삼성이) 빠른 편은 아니다”면서도 “삼성만의 방법으로 연구개발(R&D) 및 제조의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