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 클라우디아 네맛 기술혁신담당이사, 하템 도비다  이앤(e&) 그룹 CEO, 최태원 SK  회장, 위엔 콴 문 싱텔 그룹 CEO,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타다시 이이다 소프트뱅크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가 MWC24 SK텔레콤 부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SK텔레콤 제공
(왼쪽부터)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 클라우디아 네맛 기술혁신담당이사, 하템 도비다 이앤(e&) 그룹 CEO, 최태원 SK 회장, 위엔 콴 문 싱텔 그룹 CEO,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타다시 이이다 소프트뱅크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가 MWC24 SK텔레콤 부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26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4에서 유럽, 중동, 아시아의 대표 통신사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인공지능(AI) 기술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는 MWC24에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창립총회를 열고 AI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창립총회에는 최태원 SK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 하템 도비다 이앤 그룹 CEO, 위엔 콴 문 싱텔 그룹 CEO, 타다시 이이다 소프트뱅크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 등 최고 경영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 혁신과 AI 산업 생태계 선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5개 사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텔코 LLM(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본격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합작법인은 연내에 설립할 예정이다.

클라우디아 네맛 도이치텔레콤 기술혁신담당이사는 "독일에서는 월 10만 건 이상의 사용자 서비스 대화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처리될 만큼 AI가 사용자와 챗봇 간의 대화를 개인화하고 있다"며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유럽과 아시아를 더욱 가까워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텔코 LLM은 범용 LLM보다 통신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용자 의도도 잘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AI 콜센터(AICC) 등 다양한 통신 사업 및 서비스 영역을 AI로 전환하는데 활용도가 높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텔코 LLM이 개발되면 전 세계 통신사들이 각국 환경에 맞춰 AI 에이전트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도이치텔레콤이 보유한 가입자의 수는 유럽, 미국 등지에서 약 2억5000만명, 이앤그룹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1억7000만명, 싱텔그룹은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지역 7억7000만명, 소프트뱅크는 일본 내 약 4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어 SK텔레콤은 이번 글로벌 통신사들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전 세계 약 13억 명의 이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합작법인을 기반으로 GTAA를 확장해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전 세계 13억 통신 가입자가 통신사 특화 LLM을 통해 새로운 AI 경험 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5개 사는 전 세계 20여개 통신사를 초청해 글로벌 통신사 AI 협의체인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GTAR)’ 행사를 열고 인공지능 기술 확보 및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GTAA 참여를 제안했다. 이 자리에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을 비롯해 도이치텔레콤, 이앤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의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SK텔레콤은 현장에 참석한 글로벌 통신사들에게 텔코 LLM을 선보였다. SKT는 데모 버전으로 준비한 LLM을 직접 시연하며 통신사 특화 LLM의 기술적 특징과 적용 사례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통신사들이 공통으로 구축해야 할 원칙과 체계의 수립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SK텔레콤은 올 초 회사 경영시스템에 AI 추구가치, AI 기술을 관리하는 체계 등을 설정하는 AI거버넌스(의사결정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데나 알만수리 이앤 그룹 AI·데이터 최고책임자는 "텔코 LLM은 고객 지원을 손쉽게 하고 개인화된 추천을 가능하게 하는 등 기업이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혁신할 것"이라며 "GTAA를 통해 통신을 혁신할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