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가리기 나선 저PBR주, 외국인·기관이 산 주식은
시장의 기대보다 약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에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가들이 실망 매물을 쏟아냈다. 다만 같은 금융주더라도 주주환원 정책을 낼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은 더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0.77% 떨어진 2647.08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1141억원어치를 사들이고, 기관 투자가는 864억원어치를 팔았다. 오전까지 '팔자'를 유지하던 외국인은 오후 들어 매수로 전환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건 기아(335억원), KODEX 200선물인버스2(118억원), HD한국조선해양(88억원), 현대미포조선(81억원), 포스코퓨처엠(78억원), 삼성전기(78억원) 등이었다. 기관은 SK하이닉스(348억원), 기아(208억원), 신한지주(207억원), KB금융(170억원), 한화솔루션(17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45억원), LG(139억원) 등을 팔았다. 주로 배당률이 높고,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지주사와 금융회사들이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시장이 기대한 세부 내용이 빠지며 단기 급등했던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들이 매물로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와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 간의 간극은 우려했던 것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보험, 자동차, 증권, 은행 업종은 각각 33%, 27%, 26%, 17% 상승률(1월 24일 ~ 2월 23일)을 기록했다.

이번 세미나 내용이 중장기적인 변화를 예고한 만큼 기업 밸류업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심리는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5월에 밸류업 2차 세미나, 관련 ETF 출시가 예정된 만큼 이번 밸류업 관련 조정은 '파는 조정'이 아니라 '사는 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여전히 이익 좋고 현금 많은 기업이 이번 정책의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612억원), 현대차(299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4억원), 셀트리온(204억원), 삼성생명(187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한국전력(906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397억원), LG화학(248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6억원), 엘앤에프(161억원), 메리츠금융지주(161억원) 등은 사들였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