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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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성들도 탈모를 피할 순 없었다. 기술 수준이 낮은 만큼 여느 남성들보다도 더 탈모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탈모 방지에 도움이 되는 식품 몇가지' 시리즈를 세 번에 걸쳐 보도했다. 그만큼 북한 주민들도 탈모 문제에 관심이 많단 해석이다.

신문은 "디하드로테스토스테론(DHT)은 테스토스테론과 유사한 호르몬으로서 남성들과 여성들 속에서 머리칼이 빠지게 하는 요인으로 간주된다"며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차단해 탈모 방지에 도움을 줄수 있는 식품'으로 녹차와 울금, 양파, 호박씨, 청대콩 등 5가지를 꼽았다.

다만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에선 유형에 따라 탈모가 부의 상징이나 궁핍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북한 말로 탈모는 '번대'다. 독수리의 북한어인 '번대수리'에서 유래됐다.

'대번대'는 이마에서 머리 중앙까지 탈모가 진행돼 옆머리만 남은 탈모를 의미한다. 이는 북한 간부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탈모 유형으로,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

북한에서 의사로 일했던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탈모는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깊은데, 북한 부유층은 일반 주민들보다 고기를 많이 먹어 체력이 높아 대번대가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번대'는 일명 '재떨이 재떨이로 정수리 부분만 동그랗게 탈모가 진행된 유형을 뜻한다. 궁핍의 상징이기도 하다. 소번대는 이마 쪽에서 탈모가 많이 진행돼 이마가 넓어 보이는 유형이다.

북한 주민들이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같은 질환을 많이 겪는다는 점에서 탈모 인구가 많다고 최 연구원은 설명했다. 두 질환을 앓고 나면 탈모가 악화한다.

또 두피를 자극하는 성분을 줄이고, 순한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북한에선 순한 화학제품을 찾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빨랫비누로 머리를 감거나 군생활 후유증도 탈모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