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철수 움직임에…中 "탈중국화 말라"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인권 침해' 논란 속에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공장 철수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 중국 외교 사령탑이 독일을 향해 '탈중국화'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이날 베이징에서 옌스 플뢰트너 독일 총리 외교 보좌관을 만나 "(양국은) 차이를 인정한 채 공통점을 찾고, 협력에 초점을 맞춰 케이크를 크게 만들며, 함께 진보·발전하는 가운데 이견을 적절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결·협조를 견지하고, 진영 대결에 반대하며, 보호주의를 버려야 한다"면서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을 빌려 탈중국화를 하지 않고, 중국과 유럽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측은 정확한 인식을 견지하면서 장기적·전략적인 각도로 양자 관계를 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호혜를 견지하고, 개방의 자세와 이성적 정신, 시장 원칙으로써 양국 경제 발전을 돕고 글로벌 경제의 지속적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2013년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 조립 공장을 세웠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들이 강제노동 수용소에서 가혹한 인권 탄압을 받고 있다는 미국과 국제 인권 단체 등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포르쉐·벤틀리·아우디 등 폭스바겐그룹 차량에 신장에서 만든 부품이 쓰였다는 이유로 미국 수입이 보류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폭스바겐그룹이 신장 공장에서 철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은 신장 지역의 강제 노동 등 인권 탄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왕 주임은 지난 17일 독일 뮌헨안보회의 중국 세션에서 신장의 인권 탄압 의혹을 거론하며 "일부 정치 세력이 국제적으로 너무 많은 신장 관련 거짓말을 유포하고, 허위정보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른바 신장에 강제 노동이 존재한다는 말은 완전히 반(反)중국 세력이 중국을 먹칠하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