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근 HLB파나진 대표./사진=김기남 기자
장인근 HLB파나진 대표./사진=김기남 기자
HLB파나진은 ‘PNA(Peptide Nucleic Acid)’ 소재와 진단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하겠습니다. 남아메리카 지역에 분자진단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을 넓힐 계획입니다.”

최근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HLB파나진 본사에서 만난 장인근 HLB파나진 대표는 “지난해 6월 HLB그룹 편입으로 기존 파나진의 PNA 기술력에 인력과 자본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진출 확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HLB그룹에서 다년간 신약개발과 신사업 전략을 수립해온 그는 지난해 8월 HLB파나진 대표에 선임됐다.

"PNA 소재, 글로벌 시장에 알릴 것"

장 대표는 “HLB파나진의 PNA 기술력은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PNA는 펩타이드 기반의 인공 합성 물질이다. DNA와 유사한 구조를 갖는 ‘DNA 유사체’로, DNA가 사용되는 다양한 응용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PNA가 발명된 건 1991년 덴마크에서다. 하지만 PNA의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한 건 전 세계에서 HLB파나진이 처음이라고 했다. HLB파나진은 2004년 PNA 양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장 대표는 “PNA는 구슬에 비유되는 작은 ‘모노머’ 단위가 연속적으로 연결돼 만들어지는 ‘올리고머’ 형태”라며 “HLB파나진은 각 구슬을 연결할 때 발생하는 불순물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 PNA 합성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순도가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모노머 간의 연결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자동합성기도 자체 제작했다. 현재 1~4세대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장 대표는 “HLB파나진은 PNA 대량생산에 대한 원천기술을 오랜 기간 특허로 보호받았고, 이 과정에서 수만 종의 서로 다른 PNA들을 합성하면서 노하우를 쌓았다”며 “이러한 PNA 합성 기반 및 노하우는 다른 곳에서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PNA의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PNA는 인위적인 구조 변형이 자유자재로 가능한 소재여서, 합성을 의뢰하는 연구자의 의도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주문이 들어오는 PNA의 상당수가 커스터마이징 PNA라고 했다.

장 대표는 “HLB파나진이 전 세계 PNA 공급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어, 회사의 PNA 소재 매출로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HLB파나진의 2022년 기준 PNA 소재 사업 매출은 약 40억원 규모였다.

올해부턴 PNA 소재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PNA 소재를 더 많은 연구자에게 알리기 위한 홍보 전략들을 세우고, 하나씩 적용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PNA 기반 동반진단 제품 출시

HLB파나진은 PNA 소재 자체뿐만 아니라 PNA 기반의 유전자 진단 사업에서도 올해 추가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진단 사업에서 특정 표적항암제의 투약 여부를 결정해주는 동반 진단(CDx) 제품들을 개발 및 판매 중이다. 지난해 암젠의 폐암 치료제인 ‘루마크라스(Lumakras)’의 동반진단 제품인 ‘온코텍터 KRAS’,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동반진단 제품인 ‘파나뮤타이퍼 R EGFR(PANAMutyper R EGFR)’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파나뮤타이퍼 R EGFR은 국내 최초의 오리지널 동반진단 제품이다.

또 폐암(비소세포폐암)에 대한 바이오마커인 RET과 cMET에 대한 분자진단 제품에 대한 식약처의 수출용 허가도 받았다.

올해는 두 가지 제품(피엔에이클램프 PIK3CA, 파나뮤타이퍼 ROS1)에 대한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두 제품 모두 연내 출시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1차 치료에 이어 2차 치료로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이에 대해서도 오리지날 동반진단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속적으로 암 진단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성 매개 세균 감염 등 감염 분자진단 제품에 대해서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HLB파나진은 현재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 주력하고 있는 영업을 남아메리카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4년을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부터 남아메리카 진출을 준비 중으로, 올해 안에 남아메리카 지역에 우리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분자진단 제품 외에도 독자적인 핵산 추출 장비와 추출키트도 보유하고 있어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제약·바이오 뉴스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4년 2월 27일 10시41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