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쳉의 새로운 가상현실 시뮬레이션…글래드스톤 서울 개인전
AI 통해 인간처럼 학습하는 거북이 '사우전드'의 삶
미국 작가 이안 쳉(40)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작업으로 인간 존재와 의식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던져왔다.

여러 가상 세계를 창조하고 그 속에서 인간의 의식, AI와 인간의 미래를 이야기했던 작가가 23일부터 서울 청담동 글래드스톤 서울 갤러리에서 신작을 선보인다.

2022년 리움미술관 개인전 때 인공지능 '밥'(BOB)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 챌리스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는 챌리스의 애완 거북이 '사우전드'(Thousand)의 이야기를 가상 현실로 소개한다.

AI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작업 '사우전드 라이브즈'는 제목 그대로 거북이 사우전드의 일상을 보여준다.

스크린 속 배경은 챌리스의 아파트다.

사우전드는 아파트 안에서 천천히 이동하면서 마주하는 사물들을 이해하는 방법을 AI를 통해 학습한다.

사우전드의 일상에 정해진 시나리오는 없다.

사우전드는 처음에는 어린아이처럼 주변 사물들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AI 학습을 통해 마주치는 것들의 관계성을 학습하고 자신의 기본적 욕구를 조절해 나간다.

때로 사우전드는 아파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죽음 후에는 이전에 학습한 내용의 20%를 기억으로 지닌 채 부활해 끝없이 시뮬레이션이 계속된다.

지하 전시장에서는 2022년 리움미술관 전시 때 선보였던 애니메이션 '밥(BOB) 이후의 삶: 찰리스 연구'를 다시 볼 수 있다.

찰리스에게 심어진 AI '밥'은 매 순간 최적의 인생 경로를 시뮬레이션하며 찰리스가 그에 맞는 선택을 하도록 이끈다.

그러나 '밥'이 삶을 이끌게 되면서 찰리스는 점점 무기력해진다.

두 작품 모두 관객 참여로 변화한다.

'사우전드 라이브즈'에서는 스크린 앞 관객의 시점에 맞춰 화면의 시점이 달라지고, '밥 이후의 삶: 찰리스 연구'에서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마치 게임을 하듯이 캐릭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전시는 4월13일까지.
글래드스톤 서울에서는 올해 이안 쳉 전시 이후 영국 작가 세실리 브라운의 개인전과 한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은 김 아침의 개인전 등이 예정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