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형병원 전공의 81% 사직…정규수술 30% 취소돼
충남 전공의 191명에도 업무개시명령…복귀자는 없어(종합)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를 낸 대전·충남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도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순천향대천안병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사직서를 낸 전공의 95명 모두에게 보건복지부에서 전날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이 가운데 82명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나머지 13명은 해외 출장자 등이어서 실제 복귀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국대병원에서도 사직서를 낸 102명 중 미복귀자 96명에 대해 현장으로 복귀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지만, 모두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 지역에서는 9개 수련병원 전공의 300명 중 72.6%(218명)가 사직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에서는 5개 주요 대학·종합병원 전공의(506명) 가운데 81.4%(412명)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5개 병원에는 시내 전체 전공의(527명)의 96%가 근무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소속 전공의의 사직서 제출 규모가 169명으로 전날(136명)보다 크게 늘었다.

충남 전공의 191명에도 업무개시명령…복귀자는 없어(종합)
이 병원에서 근무지를 이탈해 보건복지부에서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인원도 추가돼 122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건양대병원과 대전성모병원을 포함해 대전지역 전공의 246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발령됐지만, 대부분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병원 이탈이 이어지면서 수술 취소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대전성모병원의 경우 정규 수술의 30% 정도가 취소됐다.

병원은 신규 입원환자를 최소화하는 한편 응급이 아닌 인공관절 수술 등 정형외과 과목을 중심으로 수술 일정을 연기했다.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도 경증 환자는 퇴원을 유도하고 뇌심혈관계, 암 등 중증도가 높은 질환을 중심으로 수술실을 가동, 평소보다 30% 줄여 운영 중이다.

이날 대전성모병원 로비에는 일찌감치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진료 순번을 기다리며 TV에서 흘러나오는 전공의 집단행동 관련 뉴스를 초조하게 지켜봤다.

뇌졸중을 앓는 입소자를 병원으로 이송한 대전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새벽에 상태가 안좋아지셔서 부랴부랴 어르신을 모시고 왔다.

고령의 환자들은 조금만 상태가 나빠져도 응급실에 가야 하는데이번 사태가 길어지면 어쩌나 불안하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교수의 수술을 보조하고 주치의로서 병동을 회진하며 처방을 지시하거나 처치하는 등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수술·입원 환자를 중심으로 의료 서비스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각 병원은 전문의 중심의 비상 진료체계를 꾸려 운영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필수진료과목 운영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전시는 이날 오전 행정부시장과 관련 실·국 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계 집단행동 대비 대책 점검 회의를 열었다.

보건의료재단 위기 경보가 4단계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 관내 응급 의료기관 9곳에 24시간 비상 진료 체계를 구축하고 공공병원 5곳에 대해 진료시간 확대를 권고하는 한편 보건소 진료도 연장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