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복 서울대 명예교수 고고학 개설서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
'한반도 첫 주민'부터 오늘날까지…한 권으로 정리한 한국고고학
"매우 오래된 구조물과 이 땅에 사람이 장구한 세월 동안 살았음을 말해주는 증거가 넘치고 있다.

"
1883년 한국을 둘러본 미국인 피에르 주이는 훗날 이런 평가를 남겼다.

당시 미국국립박물관 소속이었던 그는 조선을 '하나의 거대한 무덤'이라고 표현했다.

한반도에서 나온 유물을 볼 때 앞으로 발굴·탐사가 더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구석기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에는 어떤 흔적이 쌓여 있을까.

이선복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사회평론아카데미)은 이런 궁금증을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한반도 첫 주민'부터 오늘날까지…한 권으로 정리한 한국고고학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장, 박물관장을 지내며 '고고학개론', '이선복 교수의 고고학 이야기' 등의 책을 펴낸 그는 한국 고고학을 둘러싼 학문적 흐름을 차근차근 정리한다.

책은 구석기시대 연구에 큰 의미를 지닌 경기 연천 전곡리 유적 발견, 청동기시대 대표 유물로 꼽히는 무늬가 없는 토기와 고인돌 등을 설명하며 한국 고고학 흐름을 짚는다.

고고학이 자칫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고민한 부분이 눈에 띈다.

구석기시대 문화상을 다룬 장의 제목은 '한반도 최초의 주민'으로 했고, 주요 발굴 현장이나 유물 사진을 더했다.

'한반도 첫 주민'부터 오늘날까지…한 권으로 정리한 한국고고학
학계에서 으레 받아들이는 내용에 물음표를 던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신석기시대가 시작되며 농경을 시작했다는 생각부터 우선 버려야 한다'고 지적하는 부분이나 '초기 철기시대' 용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인식은 학계에서 생각해볼 거리다.

이 교수는 책을 읽고 난 뒤, 그간의 지식에 얼마나 '빈틈'이 많은지 알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국사 시간에 배운 내용이나 각종 매체에 떠도는 선사시대와 고대사에 대한 많은 얘기가 모두 사실일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는 독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목적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536쪽.
'한반도 첫 주민'부터 오늘날까지…한 권으로 정리한 한국고고학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