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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중동에서 계속되는 ‘두 전쟁’과 미국과 중국의 긴장 등 새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한국 기업들은 성장을 위해 뛰고 있다. 지난 반세기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며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기업들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업종과 사업 유형에 따라 가장 잘할 수 있는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재능 기부’도 확대하는 추세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면서 ‘한국형 사회공헌 활동’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비인기 종목 후원 등 맞춤형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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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비인기 종목에 대한 후원을 지속하고 있다. 스켈레톤이 대표적이다. LG는 2015년부터 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의 메인 스폰서를 맡고 있다. 스켈레톤이란 이름조차 생소했던 당시 열악한 인프라로 힘들게 훈련을 이어오던 대표팀에겐 ‘가뭄의 단비’ 같았다는 후문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윤성빈 선수나 지난해 12월 국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우승한 정승기 선수가 배출된 것도 이 같은 LG의 꾸준한 지원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정 선수는 이번 금메달로 윤성빈의 뒤를 잇는 명실상부 한국 스켈레톤의 ‘새로운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이스하키도 LG의 장기 후원 종목 가운데 하나다. 2016년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시작으로 지원 대상을 남자 대표팀으로 확대했다. LG는 2026년까지 4년간 남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지원을 지속하고 청소년 대표팀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DL이앤씨는 △사랑나눔 △맑음나눔 △문화나눔 △행복나눔 △소망나눔 등 다섯 가지 주제로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소외된 이웃의 주거 환경을 지원하는 ‘사랑나눔’을 통해 독거노인 주거개선과 저소득층 생활 지원에 나선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플로깅 등 ‘맑음나눔’에도 임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시 관람, 창작활동 지원 등 ‘문화나눔’도 펼친다. 건설업 특성을 살려 소외계층의 주거 개선 사업인 ‘행복나눔’에도 앞장서고 있다. ‘소망나눔’ 활동을 통해 대학교와 학회와 연계해 학술 대회와 전시회 등도 후원한다.

○보이스피싱 예방부터 다문화가족 지원까지

신한금융그룹은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원과 예방을 위해 3년간 총 300억원을 투입하는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원 및 예방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생활비 180억원을 지원한다.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6000명에게 지원된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우울증 등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심리치료와 법률자문 서비스 제공에도 30억원을 후원한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취약한 20대 사회초년생과 60대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과 함께 보이스피싱 보험상품을 제공하는 데 15억원이 쓰인다.

신한은행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우리가족 암호만들기 대국민 캠페인’과 같은 홍보활동과 관련 정책 개발에도 75억원을 투입한다. 신한은행은 또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및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관련 종합 솔루션 플랫폼 ‘지켜요(소중한 나의 자산)’를 선보였다. 고객들이 자신의 보안수준을 진단해보고 추가로 필요한 보이스피싱 예방 보안서비스를 가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명인제약은 ‘명인 다문화장학재단’을 설립하고, 다문화 가족 자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명인 다문화장학재단은 300만명으로 추정되는 다문화 인구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족 자녀를 선발해 진로진학상담과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협력해 지난해 12월 중학생 30명(각 100만원)과 고등학생 35명(각 200만원) 등 65명의 학생에게 총 1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도 환경과 안전, 지역사회와 상생협력 등 폭넓은 ESG경영을 펼치고 있다. 준정부기관 최초로 탄소인지예산제를 도입하고 중소기업 ESG경영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매년 설·추석 명절에는 저소득 가정에 제수 비용과 입학지원금을 후원하고 있다. 지역생산품을 구매한 뒤 아동복지관에 기부하는 등 나눔 활동도 진행한다. 교통안전공단은 아울러 자동차사고 피해자와 그 가정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는 ‘자동차사고 피해지원 제도’도 운영 중이다. 기업 후원을 바탕으로 자동차사고 유자녀 자산지원 형성도 돕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