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배우고 싶다"…83세 대학 새내기 김정자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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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최고령' 도전 후 손녀 다니던 숙대 입학…"더 넓은 세상 알고 싶어"
"열심히 공부해서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습니다.
나보다 모르는 사람에게 도움도 주고 싶고요.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83) 할머니가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사회복지전공 신입생이 됐다.
김 할머니는 19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숙명여대 입학식에 참석했다.
입학식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김 할머니는 "대학에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손녀와 자연스럽게 영어로 이야기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1941년생인 김 할머니는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들어갈 즈음 한국전쟁이 터지며 피란길에 올라야 했다.
8남매의 맏딸이었던 김 할머니가 학교에 다닌다는 건 꿈도 꿀 수 없었다.
여자는 집에서 살림만 잘하면 된다던 아버지는 김 할머니는 마을 부농의 둘째 아들에게 시집을 보냈다.
김 할머니는 세월이 흘러 평생 한이 됐던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2018년 만학도가 한글을 공부하는 양원주부학교에 진학했고 일성여중·고에서 공부를 이어갔다.
"감동스러웠어요.
한글도 완전히 알고 가끔 간판에 붙은 한문이나 영어도 읽을 줄 아는 걸 보면 꾸준히 공부한 보람이 있더라고요.
"
김 할머니가 입학한 숙명여대는 손녀가 졸업한 곳이다.
김 할머니는 "손녀가 자기 학교가 최고라고 매일 같이 자랑했다"며 "(합격 소식을 듣고) 손녀가 '이제 할머니가 내 후배다.
우리 할머니 최고'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대학 생활에서 무엇이 가장 기대되느냐'는 질문에 김 할머니는 "신세대 학생들과 대화도 하고 싶고 영어 공부 도움도 받고 싶다"고 답했다.
김 할머니는 3남매를 키워내며 궂은일을 한 탓에 허리 수술을 세 번이나 했다.
김 할머니는 "신세대 학생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그동안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우려 하루에 두세 시간씩 복습하면서 아파도 견뎌냈다"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장윤금 총장은 입학식에서 환영사를 하다 "아주 특별한 새내기"라며 김 할머니를 신입생들에게 소개했다.
김 할머니는 "열심히 공부해 나라를 빛내고 숙명여대를 빛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김 할머니는 인터뷰에서 한글을 배우고 처음 썼다는 자작시를 읊기도 했다.
"등굣길을 나서는데 봄날이래. 아침 해가 밝았구나.
눈 비비고 일어나서 등굣길에 나섰다.
제일 먼저 교실 문을 활짝 열었다.
나는 더 많이 배우고 싶다.
"
/연합뉴스
나보다 모르는 사람에게 도움도 주고 싶고요.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83) 할머니가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사회복지전공 신입생이 됐다.
김 할머니는 19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숙명여대 입학식에 참석했다.
입학식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김 할머니는 "대학에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손녀와 자연스럽게 영어로 이야기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1941년생인 김 할머니는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들어갈 즈음 한국전쟁이 터지며 피란길에 올라야 했다.
8남매의 맏딸이었던 김 할머니가 학교에 다닌다는 건 꿈도 꿀 수 없었다.
여자는 집에서 살림만 잘하면 된다던 아버지는 김 할머니는 마을 부농의 둘째 아들에게 시집을 보냈다.
김 할머니는 세월이 흘러 평생 한이 됐던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2018년 만학도가 한글을 공부하는 양원주부학교에 진학했고 일성여중·고에서 공부를 이어갔다.
"감동스러웠어요.
한글도 완전히 알고 가끔 간판에 붙은 한문이나 영어도 읽을 줄 아는 걸 보면 꾸준히 공부한 보람이 있더라고요.
"
김 할머니가 입학한 숙명여대는 손녀가 졸업한 곳이다.
김 할머니는 "손녀가 자기 학교가 최고라고 매일 같이 자랑했다"며 "(합격 소식을 듣고) 손녀가 '이제 할머니가 내 후배다.
우리 할머니 최고'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대학 생활에서 무엇이 가장 기대되느냐'는 질문에 김 할머니는 "신세대 학생들과 대화도 하고 싶고 영어 공부 도움도 받고 싶다"고 답했다.
김 할머니는 3남매를 키워내며 궂은일을 한 탓에 허리 수술을 세 번이나 했다.
김 할머니는 "신세대 학생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그동안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우려 하루에 두세 시간씩 복습하면서 아파도 견뎌냈다"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장윤금 총장은 입학식에서 환영사를 하다 "아주 특별한 새내기"라며 김 할머니를 신입생들에게 소개했다.
김 할머니는 "열심히 공부해 나라를 빛내고 숙명여대를 빛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김 할머니는 인터뷰에서 한글을 배우고 처음 썼다는 자작시를 읊기도 했다.
"등굣길을 나서는데 봄날이래. 아침 해가 밝았구나.
눈 비비고 일어나서 등굣길에 나섰다.
제일 먼저 교실 문을 활짝 열었다.
나는 더 많이 배우고 싶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