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 재무실사는 기업 미래를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 합니다.”

김진원 삼정KPMG 딜부문 8본부장(사진 왼쪽)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회사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밸류업 포인트’를 찾는 게 재무실사의 새 역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삼정KPMG에서 20년 넘게 재무실사 업무에 몸담은 전문가다. 삼정KPMG는 지난해 딜부문을 개편하면서 신설된 8본부를 담당하고 있다. 8본부는 재무실사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부서다. 그는 재무실사 업무를 주도하는 것은 물론 MBK파트너스와 KKR을 비롯한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교섭하는 책임자 역할도 맡고 있다.

김 본부장은 “재무실사 담당자의 역할은 단순히 주어진 숫자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사업 성장 여력을 추정해 정확한 기업가치를 도출하는 역할이 핵심 임무”라고 설명했다.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밸류업’ 영역을 발굴하면, 매물의 ‘몸값’도 큰 폭 뜀박질하게 된다. 그만큼 M&A 거래 성사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생각이다.

삼정KPMG는 밸류업 전략이 매물을 실사하는 과정에서부터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만큼 실사 단계에 컨설턴트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여기에 M&A 과정을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토탈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 본부장과 합을 맞추는 봉찬식 삼정KPMG 매니지먼트 컨설팅 3본부장(사진 오른쪽)은 “외국계 IB에 재무자문을 맡기면 실사는 회계법인에, 사업 전략은 컨설팅회사에 따로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의 회계법인은 M&A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제공할 수 있는 만큼 한층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계법인은 재무실사 과정에서 M&A 대상 회사를 누구보다 깊게 들여다보는 만큼 맞춤식 PMI 등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 삼정KPMG를 찾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도 늘었다. 봉 본부장은 “자본시장이 얼어붙고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면서 PEF가 수익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며 “그만큼 인수한 회사의 밸류업 전략을 설계하는 유인이 커졌다”고 말했다.

삼정KPMG는 M&A 서비스에서 객관성·중립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실사 과정에서 치명적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거래를 접어야 한다고 반드시 이야기해야 한다”며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정확한 조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