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총선, 39일 전에야 획정…여야, D-41 '29일 본회의' 처리 목표
與 "전북 줄여야", 野 "강남부터"…현역 기득권 싸움에 정치 신인만 피해
총선 코앞인데 선거구는 아직도 깜깜…최악 늑장사태 우려도
4·10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의 지루한 샅바싸움 탓에 선거구 획정이 하세월이다.

1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에 따르면 여야 협상이 공전을 되풀이하면서 선거일 39일 전에야 획정이 이뤄졌던 직전 21대 총선 못지않은 늑장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19대 총선 때는 44일, 20대 때는 42일을 각각 앞두고 선거구 획정이 이뤄졌다.

여야 모두 총선 41일 전인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협상이 재개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여야는 서울 종로와 중구, 강원 춘천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서울 노원 3개 지역구를 2개로 합치는 등 일부 지역구 조정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쟁점 지역구를 두고선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15일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한 획정안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최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구 획정 협상과 관련해 "서로 이견이 조정되지 않는다면 선관위 획정안을 기준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 획정안 가운데 여당 '텃밭'인 서울 강남 3개 지역구는 그대로 두고 민주당 우세 지역인 경기 부천과 전북에서 1석씩 줄이는 내용은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통화에서 "여당은 선거제와 마찬가지로 선거구 획정 협상에서도 침대 축구로 일관한다"며 "우리는 물밑으로 일부 전향적 입장을 전하기도 했지만, 여당은 협상에 임할 생각이 아예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총선 코앞인데 선거구는 아직도 깜깜…최악 늑장사태 우려도
여야 대치가 계속되면서 획정위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오는 21일까지 협상안이 타결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일단 '29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생각이지만 극적 타결을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공통된 고민이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29일 본회의 처리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금요일인 23일이나 월요일인 26일에는 정개특위에서 획정안을 의결해야 한다"며 "가장 관심이 많은 시도별 의석 정수와 관련해서는 여야 원내대표의 마무리 협상이 남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례구역 설정이나 구역 경계 조정은 여야 정개특위 간사끼리 원활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그 외 합의되지 않은 것은 선관위 획정안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때마다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는 것을 두고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질수록 정치 신인들의 선거 운동 효과가 제약되고 반대로 현역 의원들이 누리는 '프리미엄'은 더 강해질 수 있어서다.

정개특위 관계자는 "여야는 이번에도 막판에 선거구를 주고받는 거래를 통해 획정안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며 "결국 정치 신인들만 애꿎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