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라스트 세션' 등 노배우들 활약한 연극 잇달아 흥행 모든 세대 관객 극장으로 이끄는 대중성이 강점
'고도를 기다리며'의 신구와 박근형, '리어왕'의 이순재…. 젊은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연극계 '할배들'이 뜨면 연극은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한다.
노배우들이 보여주는 에너지에 젊은 관객도, 극장을 자주 찾지 않는 중년 관객도 마음을 빼앗긴다.
17일 공연계에 따르면 신구, 박근형, 이순재 등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노배우들이 모든 연령대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흥행을 이끌고 있다.
오는 18일 마지막 공연을 앞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신구, 박근형, 박정자 등 노배우의 활약에 힘입어 총 50회차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는 기록을 썼다.
사무엘 베케트 원작 '고도를 기다리며'는 두 방랑자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실체 없는 인물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내용의 부조리극이다.
국내에서 1969년 초연한 이래로 이미 1천500회 넘게 무대에 오른 고전 중 고전이다.
익숙한 작품으로 새로운 요소를 찾기 쉽지 않았지만, 작년 10월 캐스팅이 공개되면서 주목받았다.
백전노장 배우들이 뭉친다는 점에서다.
87세 신구가 '최고령 에스트라공'으로 나섰고, 블라디미르 역을 맡은 박근형이 연극무대에서 신구와 호흡을 처음으로 맞췄다.
박정자는 남성 배우가 맡아왔던 짐꾼 럭키 역할로 출연했다.
국내 무대에서 여성 배우가 럭키를 연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180년 가까운 세 배우의 연기 공력이 뿜어진 무대는 압도적이었다.
공연 관계자는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연기에 관객들이 매 공연 기립박수로 화답하고 있다고 말한다.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 신구와 박근형의 연기에 감명받았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한 관객은 "배우들의 에너지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했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배우들 역시 대중적인 관심을 등에 업고 더욱 힘을 내 무대에 올랐다.
박근형은 "연극을 하면서 전 회차 만원사례를 받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 작품으로 소원을 성취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좋다"며 "늘 극장에 와서 객석을 채워주신 관객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극 무대에서 선 '할배들'은 연극 흥행의 일등 공신이었다.
신구는 지난해 7∼9월 출연한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16일 예스24가 공개한 2023년 티켓 판매 자료에 따르면 '라스트 세션'은 예스24 티켓 판매 기준 지난해 연극 분야에서 세 번째로 높은 티켓 판매액을 기록했다.
이순재가 출연한 '갈매기'와 '리어왕' 역시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흥행에 성공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두 작품은 연극 분야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공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신구, 이순재 등 노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은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영화, TV 드라마 등에서 활약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스타 배우들이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이 출연한 작품의 예매자 연령 분포를 보면 특정 연령대에 쏠리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연극의 주 소비 연령대인 20·30대 젊은 관객을 포함해 중년 관객들도 노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17일 인터파크 홈페이지 기준 '고도를 기다리며'는 40대 예매자의 비중이 24.7%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30대가 24.4%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고 50대가 21.7%, 20대는 18.4%의 비중을 차지했다.
'라스트 세션'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30대 관객 비중이 28.9%로 가장 높았고 40대 관객 비중이 28.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연극계가 스타 배우들을 무대에 세워 대중성을 잡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학과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 연극이 대중성과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지만, 외국 연극계에서는 검증된 배우를 내세워 대중성을 잡는 마케팅 방식이 이미 자리를 잡았다"며 "대중이 보고 싶어 하는 배우의 무대를 꾸미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선 것이 결정적인 흥행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화요일인 4일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지역에 따라 눈 또는 비가 내리겠다.3일 기상청에 따르면 4일 새벽부터 강원 산지·동해안과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에 눈이나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전에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대부분 밤에 그치지만 강원도와 경상권 동해안, 제주도는 5일 저녁까지 이어지는 곳도 있겠다.3~5일 사흘 동안 강원 산지·동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북부 동해안은 10∼30㎝, 강원 내륙과 경북 북부 내륙은 5∼10㎝, 대구(군위)·경북 남서 내륙은 3∼8㎝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강원 산지는 최대 40㎝ 이상, 강원 내륙은 최대 15㎝ 이상의 눈이 쌓이는 곳도 있겠다.4일 예상 적설량은 충북 3∼10㎝, 경기 남부와 대전·세종·충남 내륙 3∼8㎝, 서울·인천·경기 북동부와 충남 서해안, 전북 동부 1∼5㎝, 경기 북서부와 서해5도, 전북 중부 내륙, 전남 동부 내륙 1㎝ 안팎이다. 4∼5일 이틀 동안 경북 남부 동해안과 울산·경남 서부 내륙은 3∼8㎝, 울릉도·독도는 1∼5㎝의 눈이 예상된다.3∼5일 사흘간 예상 강수량은 강원 산지·동해안과 제주도 10∼40㎜, 경북 북동 산지·동해안 10∼30㎜, 대구·경북 내륙과 울산 5∼30㎜, 강원 내륙 5∼20㎜다.4일 아침 최저기온은 -5∼4도, 낮 최고기온은 2∼8도로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겠다.당분간 전국에 바람이 초속 15∼20m(산지 초속 20∼25m)로 강하게 부는 곳이 많겠다.특히 강풍특보가 내려진 남해안과 경상권 동해안, 제주도는 순간 초속 20m 이상(제주도 초속 26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눈과 비가 내린 영향으로 전국이 '좋음'
“이번이 세 번째 관람입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다시 볼 수 있겠나 싶어서 왔어요.”3일 오전 9시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칼바람으로 체감 온도가 영하 3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매표소 앞의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의 인터넷 예매 티켓이 다 팔리자 현장 판매 표를 구입하려고 ‘오픈런’을 감행한 이들이었다. 전시장 앞에서 만난 김현지 씨(35)는 “부모님께도 전시를 보여드리려고 아침부터 기다려서 표를 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 티켓은 오전에 일찌감치 동났다.‘올겨울 최고의 전시’로 불리며 연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1 앞에 긴 줄을 세운 비엔나전이 이날 관람객 25만 명을 돌파하며 9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휴무일을 빼고 계산한 하루평균 관람객은 2700명 이상. 전시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 인원을 매일 꽉 채운 사상 최고 수준의 흥행 열기다. 이번 전시의 대성공이 보여준 한국 문화예술계 달라진 모습을 정리했다. ◇“공부하는 관람객, ‘보는 눈’ 높다”“10여 년 전에 비엔나전이 열렸다면 이렇게까지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을 겁니다. 예전보다 관람객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안목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김찬동 홍익대 미술대학원 초빙교수는 전시 관람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10년 전만 해도 전시업계에서는 작가의 인지도가 곧 전시 흥행과 직결됐다. 그런데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 등 빈 분리파 거장들의 국내 인지도는 모네, 고흐 등 인상주의 화가보다 낮은 편이다. 상업성이 강한 밝은 화풍도 아니다. 전
소설가 예소연은 올해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아 문단과 독자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2021년 ‘현대문학’의 신인 추천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한 그는 소설집 <사랑과 결함>, 장편소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등을 썼다. <그 개와 혁명>으로 지난달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소설집 등단 4년 만이었다.1992년생인 그는 2013년 김애란 작가의 최연소 수상 기록(32세)과 타이를 이뤘다. <그 개와 혁명>은 부녀가 함께 아버지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다. 1980년대 학생운동 세대인 아빠 태수와 페미니스트 딸 수민이 의기투합해 태수의 장례식장을 암울하고 딱딱한 공간이 아니라 강아지가 뛰어다니는 ‘개판’으로 꾸민다는 이야기다.예소연은 “가족은 아무리 미워도 같이 살 수밖에 없고, 나를 괴롭혀도 그걸 사랑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존재”라며 “사랑이 전부가 되는 이야기, 사랑으로 혐오와 미움을 부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설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