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진행해온 수소사업을 현대자동차가 넘겨받는다. 현대차그룹이 벌이는 수소사업을 한 곳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16일 현대모비스의 국내 수소사업 부문을 넘겨받는 양수도 계약을 맺고 현대모비스의 국내 수소연료전지 사업 일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 사업 관련 설비·자산과 연구개발(R&D) 및 생산·품질 인력 등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2178억원을 건넨다. 소속이 바뀌는 인력은 100여 명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차가 넥쏘 등 수소차 생산과 충전소 보급을 맡고 현대모비스는 수소연료전지 생산을 담당했다. 현대모비스는 충북 충주공장에서 현대차의 수소차에 장착되는 수소연료전지 부품인 스택과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다. 스택은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충주에서 생산한 연료전지를 현대차 울산공장의 수소차 생산에 투입하는 구조다.

이번 양수도 계약으로 현대차그룹의 수소사업은 일원화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수소 생태계 핵심인 연료전지 시스템의 R&D부터 제조까지 밸류체인 일원화로 ‘수소 모빌리티’를 혁신하고 이를 통해 수소 사회를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차는 1만4451대 팔리며 1년 전보다 30% 감소했다. 하지만 1998년 수소차 개발에 뛰어든 현대차는 20년 전 배터리처럼 머지않은 시기에 수소차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수소차 넥쏘의 후속 모델을 출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 대전환’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현대차의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브랜드로 확장하고,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모든 단계에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2035년까지 수소 소비량을 연간 300만t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