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사망·21명 부상…목격자들 "폭죽 같은 소리 연속으로 들려"
"모두가 뛰기 시작했다"…총격에 아수라장 된 슈퍼볼 축하 현장
"폭죽 같은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갑자기 앞으로 밀려들어 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비명이 들렸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지만 저도 같이 뛰었어요.

"
14일(현지시간) 약 100만명이 모인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우승팀의 축하 행사 현장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2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건 당시 아수라장이었던 현장 목격담이 전해졌다.

미 캔자스시티 경찰국(KCPD)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유니언역 앞에서 슈퍼볼 우승 축하 퍼레이드와 무대 행사가 끝난 직후 행사장의 서쪽 주차장 건물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해 모두 22명이 총에 맞았다.

이 가운데 1명이 숨졌고 2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건 당시 현장에서는 NFL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슈퍼볼 우승을 축하하는 대규모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었다.

ABC방송과 캔자스주 지역 언론사인 캔자스시티 스타 등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폭죽 소리와 같은 소리가 들렸고, 모두가 갑자기 뛰기 시작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가 있었던 무대에서 왼편에 서 있었던 캔자스시티 팬 존 오코너는 자리를 떠나려던 중 총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폭죽 소리 같았다"며 "매우 빠른 속도로 연속으로 총소리가 들렸다.

짧은 시간에 15~20발 정도 쏜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누군가 다친 것 같았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뛰기 시작했다"며 자신도 근처 차고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피신해 있었다고 덧붙였다.

피닉스에서 왔다는 한 커플은 총소리를 듣고 근처 나무 뒤에 숨었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바닥으로 몸을 낮췄다고 말했다.

캔자스시티의 고등학생이라는 게이브 월리스는 친구들과 행사에 왔다가 총소리를 듣고 펜스를 뛰어넘으면서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고 전했다.

월리스는 "보안요원이 '총격범이 있으니 당장 펜스를 넘어가라'고 했다"며 "펜스를 뛰어넘는 순간 발이 부딪히고 얼굴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같이 온 친구들이 괜찮은지 모르겠다"며 "두 번 이상 연락해봤지만 답이 없었다"고 걱정했다.

딸과 함께 하루 휴가를 내고 행사를 보러 왔다는 줄리 모블리는 폭죽 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했을 때가 막 캔자스시티 치프스팀 선수들의 말이 끝났을 때였다며 "매우 무서웠다.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너무 끔찍했다"고 호소했다.

"모두가 뛰기 시작했다"…총격에 아수라장 된 슈퍼볼 축하 현장
역시 행사에 참석한 아널드 소터는 선수들이 유니언역으로 들어가자 팬들이 사인을 받기 위해 따라 들어갔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모두 뛰어와 역으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뉴햄프셔주에서 왔다는 한 여성은 "사람들이 앞으로 밀려 나왔고 모두가 뛰기 시작했다.

비명도 들렸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몰랐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사람들이 달리면 나도 달려야 한다"고 했다.

이 여성은 엘리베이터 근처로 대피한 뒤 기도하며 "밖에서 비명이 들리고 움직여도 괜찮은지 몰라서 엘리베이터 문을 막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서 밖으로 나갔더니 경찰관들이 있었다며 "내 인생에서 경찰관을 보고 이렇게 반가웠던 적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목격자인 제니퍼 윌버스는 총소리를 듣고 뛰기 시작했다며 "고개를 들어보니 한 남성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사건 현장인 유니언역 일대엔 8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있었지만 총기 범죄를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총기를 지니고 있던 총격 용의자 3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에게서 무기를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 3명의 관계나 총격이 벌어진 과정, 범행 동기 등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캔자스시티 현지 매체인 KMBC 방송은 퍼레이드를 보러 온 밸뷰 출신의 남성이 총격범 중 한 명을 상대로 몸싸움을 벌여 총을 빼앗고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축하 퍼레이드 현장에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남자친구로 유명한 트래비스 켈시 등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주요 선수들도 대부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켈시는 사건 이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일어난 비극에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와 함께 축하를 위해 왔다가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