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 명절이 지나고 자녀들이 받은 세뱃돈으로 우량주를 사려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신데요. 요즘엔 세뱃돈 대신 '세뱃주식'을 선물하는 경우도 많아졌죠.

물론 세뱃돈을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미성년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 기자, 우량주를 논할 때 삼성전자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사법 리스크는 연장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설날 연휴 시작 전날이었죠.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는데요.

앞서 이 회장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19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그룹 전반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제일모직의 주가를 올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낮추는 부정행위에 관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죠. 당시 이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대주주였지만, 삼성물산 지분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만을 위해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당시 합병비율(1:0.35)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산정돼서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힌 건데요.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 가치를 4조 원 넘게 부풀렸다는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고요.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삼성그룹 수뇌부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검찰이 '1심 판결과 견해 차이가 크다'며 항소했죠.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미 한 차례 혐의를 벗은 만큼 예전보다는 사법 리스크가 덜하더라도 본격적으로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면 경영 활동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일부 털어내면서 '뉴삼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조기 인수설도 돌았죠. 양측 입장은 확인됐습니까?

<기자>

네, 양측 모두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사실무근'이라며 조기 인수설을 반박했는데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삼성로보틱스'로 사명을 변경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일축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8일 주가가 11% 넘게 오르자 "삼성전자의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조기 행사와 관련해 당사에 별도로 전달된 바가 없다"며 해명 공시도 냈는데요. 콜옵션은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죠.



삼성전자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83%를 확보했습니다. 계약 당시 삼성전자는 오는 2029년까지 두 번의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율 59.94%까지 늘리기로 했는데요.



조기 인수설은 해프닝에 그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에 여전히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삼성의 강점인 반도체, 배터리와 모두 연관이 깊은 로봇이 '뉴삼성'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인데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CES 2024를 통해 인공지능(AI) 로봇 '볼리'를 공개하면서 로봇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앵커>

업계에서도 삼성이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올 들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 삼성전자라면서요? 세뱃돈으로 삼성전자에 투자해도 되는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의견과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양립하는 상황입니다.

검찰이 항소하면서 2심, 그 이후 3심까지 향후 몇 년간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도 큰데요.

다만,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약 9만 3천 원이었습니다. 현재 주가가 7만 4,100원인데, 25%가량 높은 수준인 거죠.

KB증권 측은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주 전반의 낮은 기업가치는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에 따라 전략적 의사결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라며 "향후 주주환원정책과 M&A, 신규 투자 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연초 대비 삼성전자는 5.61% 하락했는데요. 코스피 등락률(-1.32%)보다 4% 넘게 빠진 겁니다. 하지만 올해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는데요. 각각 1조 1,900억 원과 2조 6,800억 원 사들였습니다. 다만, 기간을 지난주로만 좁혀봤을 때 외국인의 순매도 1위 종목도 삼성전자였다는 점은 투자에 참고하셔야겠습니다.


김대연기자 bigkite@wowtv.co.kr
리스크 털고 로봇으로 승부…9만전자 넘본다 [이슈N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