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양극체제로 천지개벽시켜야…부산만이 아닌 국가경쟁력 위한 일"
부산서 민생토론 연 尹 "싱가포르와 비교 안될만큼 발전 가능"
"부산은 싱가포르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발전할 수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를 주제로 개최한 11번째 민생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은 이런 전망의 근거로 "부산은 반경 100㎞ 이내 첨단산업, 단지와 기업들이 즐비해 있다.

금융이나 물류만 저희가 잘 보완하면 첨단산업과 아울러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비수도권의 민생 토론회 첫 개최지로 부산을 택한 것도 평소 서울과 부산을 양극 체제로 국토 균형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부산 이야기를 하면 싱가포르처럼 돼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며 "물론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하는 게 중요하지만, 부산은 싱가포르와는 차원이 다르다.

벤치마킹하되 너무 똑같이 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경기·인천에 과반이 넘는 약 2천700만명의 인구가 모여있다면서 "우리나라 면적이 일본의 4분의 1, 미국의 100분의 1 정도인데,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제외하면 그 좁은 땅마저 제대로 못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쉽게 말해 운동장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축구"라고 빗댔다.

윤 대통령은 "규제 혁신과 확실한 인센티브로 지방 시대를 열겠다"며 "부산 지역의 애로사항을 허심탄회하고 가감 없이 말씀해달라"고 했다.

부산서 민생토론 연 尹 "싱가포르와 비교 안될만큼 발전 가능"
그러자 부산에 사는 외국인 교수, 워킹맘,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바라는 롯데 자이언츠 팬, 중·고·대학교 학생 등이 마이크를 잡았다.

창원대 교수인 앤드류 밀라드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부산지부장은 18년간 부산에 살며 수영구에서 아이 3명을 낳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밀라드 교수는 "부산 소재 기업에 주어지는 혜택이 싱가포르나 홍콩과 같은 글로벌 도시보다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밀라드 교수가 또 "부산은 장점이 천지삐까리('지천에 흔하게 널렸다'는 뜻의 경상도 방언)"라고 하자, 윤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 사이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토론회는 씨름선수 출신인 이만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 사회로 진행됐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박형준 부산시장, 이주호 교육부·박상우 국토교통부·강도형 해양수산부·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도 자리했다.

한 워킹맘은 "부산은 제2의 도시임에도 중증 소아 환자를 지역 내에서 치료하기 어려워 양산 부산대병원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이병원 건립을 호소했다.

이에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복지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며 "옆에 기획재정부 차관님이 계시는데 아마 잘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또래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도록 금융 회사들이 부산으로 오도록 지원해달라'는 부산대 학생의 말에 "산업은행 이전뿐 아니라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박형준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한 획기적 조치 없이는 비전 실현이 불가능하다"며 "규제·세제·비자·언어장벽을 허무는 이른바 4대 혁신을 통해 외국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산특별법에 담긴 규제 완화와 특례가 부여되면 세계물류와 기업·인재·금융이 모여 싱가포르에 비견되는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서 민생토론 연 尹 "싱가포르와 비교 안될만큼 발전 가능"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서울·부산을 자석에 빗대며 "자석이 하나만 있으면 철가루가 한쪽으로 몰려가지만, 양극으로 있으면 자석 주변에도 철가루가 있지만 양쪽 균형 때문에 가운데에서도 그 위치를 지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부산을 양극 체제로 천지개벽을 시켜야 하는 것은 부산만을 위한 게 절대 아니다"라며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산시민 모두 함께 참여해 한번 만들어보자"며 토론을 맺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