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 vs "야경이 삶의 활력소"
매년 버려지는 가로수 성탄절 조명…나무당 300m가량 사용
매년 겨울이 지나면 가로수를 환하게 비췄던 성탄절 조명은 폐기물 신세가 된다.

보통 가로수 한 그루에만 사용하는 조명 길이가 길게는 300m에 달해 이를 두고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대구 북구 등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두달가량 구청 일대에 성탄절 조명 거리를 운영했다.

이 기간에 백그루 가까이 되는 가로수에 발광다이오드(LED) 은하수 조명이 사용됐다.

이는 긴 전선에 일정한 간격으로 조그마한 전구가 달린 조명 장식품이다.

운영을 맡은 조명 업체는 가로수 하나당 나무 크기에 따라 200∼300m 길이의 조명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구청 일대 가로수에 사용된 LED 조명이 모두 20∼30㎞ 정도 되는 셈이다.

서구 역시 같은 기간 구청 일대 가로수 37그루에 모두 2㎞가량 길이의 조명을 사용했다.

성탄절 거리 운영 기간이 지나면 해당 조명은 전부 폐기한다.

전기 제품 특성상 수개월간 야외에서 눈이나 비를 맞으면 녹이 슬어 안전상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명 업체 관계자는 "전기 사고 우려가 있어서 LED 은하수 조명은 수거 후 폐기한다"며 "영구 제품으로 나온 조명도 아니라 다시 사용하기도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거한 LED 은하수 조명은 폐기물업체에 처분한다.

매년 버려지는 가로수 성탄절 조명…나무당 300m가량 사용
폐기물업체에서는 전선 피복을 벗겨 구리를 수거하고 나머지는 모두 버린다고 한다.

수성구에서 15년간 폐기물 업체를 운영해온 윤모(61)씨는 "전선 안에 있는 구리만 분리해서 재활용한다.

녹이 슬더라도 구리는 웬만해서 재활용이 가능하다"며 "구리가 조명 전체 무게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다 버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북구 주민 송모(39)씨는 "예쁜 야경이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한다.

이 정도 조명은 괜찮은 것 같다"며 "겨울 조명이 없어지면 거리가 너무 삭막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모(39)씨도 "대부분의 시민이 좋아하는 이벤트성 사업이라 생각한다"며 "연말 분위기도 내주고 삶의 질이 올라가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주민 황모(55)씨는 "환경오염에 영향을 줄 것 같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여러 번 사용 가능한 조명을 단다던가 환경도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모(35)씨도 "한번 쓰고 버리는 게 아깝다.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대체품은 없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