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알고리즘 속여 536억원 이상 취한 혐의
'테라·루나' 권도형 측근 한창준 구속심사…도피 22개월만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와 함께 도피했다가 국내로 송환된 한창준(37)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8일 법원의 구속심사에 출석했다.

김지숙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를 받는 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했다.

한씨는 법원에 들어서며 '테라의 위험성을 알면서 투자자를 속였느냐', '권도형과 공모한 사실을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법정으로 향했다.

한씨는 테라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속여 루나 코인을 판매·거래해 최소 536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테라 측은 테라 코인이 알고리즘에 따라 가격이 고정되는 '스테이블 코인'(가치안정화 코인)이자 현실 전자상거래 업체에서도 수요 확보가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지급결제 서비스는 금융 규제상 허용될 수 없어 처음부터 실현이 불가능했고, 한씨가 다른 공범들과 함께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추진되는 것처럼 전 세계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한씨는 증권신고서 제출 없이 루나 코인을 판매하는 등 증권의 모집·매출행위를 한 혐의와 차이페이 고객의 전자금융 결제정보 약 1억건을 동의 없이 테라 블록체인에 기록해 무단 유출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테라·루나 폭락 직전인 2022년 4월 권씨와 한국을 떠나 도피한 한씨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뒤 몬테네그로 당국과 협의해 한씨의 신병을 인도받아 지난 6일 송환했다.

권씨는 범죄인 인도를 승인한 몬테네그로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현지 법원이 송환 결정을 유지하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권씨의 송환지를 결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