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산의 평가손실이 커지며 주가가 반등하지 못했던 물류센터, 해외 부동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주가에 화색이 돌고 있다. 자산 평가손실을 배당 한도 계산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리츠 배당확대법’이 통과되면서다.

골골대던 부동산 리츠…배당확대법 통과에 '화색'
7일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1.74% 오른 2930원에 마감했다. 최근 10거래일(1월 25일~2월 7일) 기준으로 보면 10.35% 올라 국내 상장 리츠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지난달 26일 리츠 배당확대법으로 불리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이달 1일 국회 본회의도 넘으면서 기대가 반영된 덕분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은 리츠의 배당 한도에서 기초자산의 평가손실을 반영하지 않도록 한 게 핵심이다. 그동안 일부 리츠는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실제 배당 가능한 현금이 있어도 평가 손실만큼 배당액을 줄여야 했다. 리츠는 세법상 이익의 90%를 배당하면 법인세 감면 혜택도 볼 수 있는데, 평가손실이 반영되면 배당 여력이 줄어 법인세 감면 역시 받지 못했다.

법 개정으로 그동안 자산 가격에서 평가손실이 난 해외 부동산 리츠와 물류센터 리츠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국내 물류센터가 기초자산인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지난 10거래일 동안 주가가 6.63% 올랐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처럼 해외 부동산이 기초 자산인 마스턴프리미어리츠도 같은 기간 3.64% 상승했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기초자산 가격 하락으로 76억원의 평가손실이 났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유 중인 부동산 자산의 가격 하락이 큰 리츠와 높은 차입 부담으로 할인율이 높아진 대형 리츠들이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리츠에 따라서는 배당 확대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금리 상승으로 금융 비용이 크게 올라 배당금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어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