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인원 825명 중 146명만 소재파악…"北가족 생사 아는 게 가장 시급"
북미 이산가족 등록자 82% 연락 안 돼…대부분 사망 추정
정부에 이산가족 찾기를 신청한 미국·캐나다 거주자 80% 이상이 이미 숨지거나 소재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지난해 '북미지역 해외 이산가족 실태조사'를 벌여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등록 이산가족 825명 가운데 146명의 정보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나머지 이산가족 등록자 679명(82.3%)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이산가족 등록자 총 13만3천984명 중에서 9만4천391명(70.4%)이 이미 세상을 떠난 것을 고려하면, 연락이 닿지 않은 미국과 캐나다의 이산가족도 상당수는 고령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행정정보를 주기적으로 반영하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등록 이산가족 중 사망자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작년 7~12월에 민간 기관에 의뢰해 미국·캐나다 거주 이산가족 119명(등록 이산가족 53명 포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91%가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생사 확인을 희망하며, 84%는 상봉을 바란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실제로 생사를 확인했다는 비율은 19%에 그쳤다.

생사를 확인한 방법은 민간의 교류 주선단체나 개인에 의뢰(52%), 다른 이산가족을 통해 탐문(17%), 다른 용건으로 방북 시 탐문(13%), 외국 거주 가족·친척 또는 지인 통해 탐문(9%) 등 자체적으로 확인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확인했다는 답은 13%에 불과했다.

그러나 희망하는 생사 확인 경로는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확인'이 8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신뢰도와 재북 가족의 안전을 고려해 공식적인 확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94~96%가 서신 교환과 고향 방문을 희망했다.

이산가족 상봉 등 교류가 성사된다면 희망 장소는 판문점 등 중립지역(28%), 서울'(17%), 금강산면회소(17%), 평양(12%) 순으로 꼽았다.

이산가족을 위해 시급한 1·2순위 정책이 무엇인지 질문에는 생사 확인(1·2순위 합계 59.7%)이 가장 많았고 '고령층 우선 교류'(51.3%), '고향 방문'(24.4%), 대면 상봉 확대(24.4%), '서신 교환'(19.3%), '화상 상봉 확대'(14.3%) 등이 뒤를 이었다.

북미 이산가족 등록자 82% 연락 안 돼…대부분 사망 추정
이번 해외 이산가족 실태조사는 이산가족의 초고령화에 따라 등록 정보를 현행화하고 정책 수요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국회 등의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통일부는 이산가족의 고령화를 고려해 종합 실태조사 주기를 앞당겨 올해 실시할 예정이다.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로 등록하거나 기존 정보를 확인·수정하려는 국내외 이산가족 본인과 가족은 통일부 이산가족과(☎ 02-2100-5896) 또는 대한적십자사(02-3705-353)로 연락하면 된다.

남북이산가족찾기 웹사이트(https://reunion.unikorea.go.r)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