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대 연구팀 분석…"프탈레이트 노출의 4분의 3 이상은 플라스틱 때문"

미국 내 조기 출산 가운데 10%는 산모가 임신 중에 접촉한 프탈레이트(phthalate)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뉴욕대학 연구팀은 미국 임산부 5천여명의 소변 내 프탈레이트 농도를 분석해 프탈레이트가 조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프탈레이트는 비닐이나 가죽, 플라스틱 제품을 부드럽게 만드는 화학 첨가물질로 포장재, 식탁보, 바닥 타일, 플라스틱 장난감, 헤어스프레이, 비누, 향수, 혈액 저장 백, 의료용 튜빙 등 광범위한 용도에 사용되고 있다.

프탈레이트는 비만과 심장질환, 일부 암, 불임과도 연관이 있으며 내분비계에 영향을 주는 교란 물질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프탈레이트 농도가 짙었던 상위 10% 산모가 하위 10% 산모보다 37주 이전에 아이를 출산할 가능성이 50%나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전체로 보면 2018년에만 전체 출산의 10% 정도인 근 5만6천600건의 조산이 프탈레이트 노출과 연관이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조산아나 체중미달아가 나중에 건강상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2018년 조산아 5만6천여명에게 평생 들어갈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이 16억달러(약 2조1천193억원)에서 최대 81억달러(약 10조7천292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논문 저자인 레오나르도 트라산데 뉴욕대학 랭곤헬스 교수는 프탈레이트가 조기 진통과 조기 출산을 촉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탈레이트가 세계 각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국가에서도 조산 사례의 5~10%는 프탈레이트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트라산데 교수는 분석했다.

트라센데 교수는 프탈레이트 노출의 4분의 3 이상은 플라스틱 때문일 것이라면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위한 국제조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생산자들이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디에틸헥실 프탈레이트(DEHP)의 위해성을 인식해 다른 프탈레이트로 대체하고 있지만 대체 사용된 화학물질이 DEHP보다 더 유해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프탈레이트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규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트라센데 교수는 강조했다.

트라센데 교수는 전자레인지나 식기세척기에 플라스틱 용기를 넣으면 프탈레이트가 나와 이후 음식에 흡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의 스테파니 아이크 교수도 프탈레이트 노출을 피하려면 플라스틱에 쌓인 음식을 줄이고 프탈레이트가 들어있는 개인 미용과 위생용품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해다.

아이크 교수는 프탈레이트가 조산의 직접적인 원인일 것이란 가설을 뒷받침하는 관찰연구 결과가 수없이 많이 나온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랜싯 플래니터리 헬스(Lancet Planetary Health)에 게재됐다.

"미국 내 조기출산 중 10%는 화학첨가물 프탈레이트와 관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