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이어 사우디 뚫었다…천궁Ⅱ 4조2500억 수출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Ⅱ’(M-SAM2·사진)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두 번째 유도미사일 중동 수출이다.

6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한국과 사우디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LIG넥스원과 사우디 국방부 간에 체결했던 32억달러(약 4조2500억원) 규모의 천궁-Ⅱ 10개 포대의 계약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한국과 사우디가 이날 국방장관 회담을 한 것을 계기로 공개했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한국 정부가 통상 중동 국가의 국산 무기 도입 계약을 공개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천궁-Ⅱ는 적 항공기 요격용으로 개발된 기존의 ‘천궁-Ⅰ’ 미사일에 탄도미사일 요격 기능을 더한 무기다. 고도 30㎞ 이하의 하층 방어를 담당하는 무기로 2012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개발에 들어갔다. 2017년 6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2020년 11월부터 우리 군에 공급됐다.

천궁-Ⅱ는 특히 탄도탄 요격을 위한 교전통제 기술, 다기능 레이더의 추적기술, 다표적 동시교전을 위한 정밀 탐색기 등이 적용돼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로 꼽힌다. 최대 사거리 40㎞로, 중(中)고도로 접근하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한 개 발사대에서 유도탄 최대 여덟 기를 탑재해 연속 발사할 수 있다.

사우디는 예멘 후티 반군의 로켓, 미사일 공격 위협에 처해 있어 방공 무기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2019년 사우디 남부 아브하공항이 후티 반군의 자폭 드론과 순항미사일 공격을 받기도 했다. 2022년 1월 UAE도 35억달러 규모의 천궁-Ⅱ 도입 계약을 LIG넥스원과 체결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앞으로 중동 지역이 ‘K웨폰’의 주요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홍보전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그룹 방위산업 계열사와 현대로템·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는 지난 4일부터 열린 ‘2024 사우디 국제방산전시회(WDS)’에도 참가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