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출마하면 환영" vs 김태호 "큰 고민"…2006년 경남지사 선거 첫 격돌
문재인 전 대통령 귀향 '낙동강벨트' 핵심 지역구 격돌 시 관심선거구 급부상
전 경남지사 출신 김두관·김태호, 총선 양산을 지역구 맞붙나
전 경남지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과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두사람의 4·10 총선 격돌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무대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양산을 지역구다.

앞서 두 사람은 2006년 경남지사 선거에서 한차례 맞붙어 김태호 의원이 승리한 바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6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3선인 김태호 의원에게 양산을 출마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양산을 출마 가능성은 지역구에서 일부 후문으로 나돌기도 했지만, 당 사무총장이 직접 김 의원의 출마 권유를 기자들에게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것은 처음이다.

김태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큰 결단을 내려달라고 했다"고 요청받은 사실을 확인한 뒤 "당에 은혜를 받은 사람이지만, 무소속까지 출마해 나를 지켜준 지역민들과의 약속도 가볍게 여길 수 없기 때문에 큰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김태호 의원은 21대 총선 때 당의 험지 출마 권유에 반발했다가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을 받은 강석진 전 의원을 꺾고 당선했다.

현재 김태호 의원 지역구에는 신성범 전 의원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전 경남지사 출신 김두관·김태호, 총선 양산을 지역구 맞붙나
김두관 의원은 김태호 의원의 양산을 출마 가능성 관련 보도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두관 의원은 SNS 메시지를 통해 "국힘에서 김태호 의원에게 제 지역구인 '양산을' 출마를 요청했다는데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이번 총선의 가장 핵심적인 의제를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상징적인 싸움이 필요하다"며 "김두관과 김태호의 대결은 지역민 모두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남을 위해 노력했던 선후배 도지사끼리 양산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선의로 경쟁하는 것은 아주 좋은 구도"라고 밝히며 "이제 김태호 의원의 결심만 남았다는데 '불감청 고소원(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란다)'"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두사람의 격돌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격전지가 될 양산을 지역구는 여야가 물러설 수 있는 '낙동강 벨트'로 유명하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귀향해 살고 있는 곳이 이 지역구여서 관심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그동안 양산을 지역구에는 국민의힘 후보 중 김두관 의원에 대적할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여론이 있어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물밑에서 김태호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졌다.

전 경남지사 출신 김두관·김태호, 총선 양산을 지역구 맞붙나
양산을 지역구 격돌 전망이 나오는 두사람은 정치 이력도 매우 닮았다.

김두관 의원은 경남 남해군수 출신으로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지사를 거쳐 제20대 국회의원(경기 김포시갑), 제21대 국회의원(경남 양산을)이 됐다.

김태호 의원은 경남 거창군수를 지내고 경남지사를 거쳐 제18대 국회의원 보궐선거(김해을), 제19대 국회의원(김해을), 제21대 국회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당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