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린가드측, 한·영 오가며 조율도…성사되면 리그 판도 뒤흔들 '빅딜'
'진짜야?' 의심부터 하게 되는 린가드 K리그행…진도 꽤 나갔다
2024시즌 개막을 한 달가량 앞둔 프로축구 K리그에 '초대형 이슈'가 등장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200경기 넘게 뛰고 잉글랜드 대표로 월드컵까지 출전했던 공격형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31)가 K리그1 FC서울과 입단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영국 매체에서 나온 것이다.

유럽 선수의 K리그행은 낯설지 않은 일이지만, 이 정도의 스타 플레이어는 지금껏 없었다.

소식을 접한 이들이 '이 선수가 왜 여기에?'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될 정도로, 이름값으로는 역대 최고로 꼽을 만한 선수가 다가오고 있다.

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린가드가 서울과 연결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 여름, 본격적으로 진척된 건 최근 한 달 정도 사이인 것으로 파악된다.

포르투갈 기반의 에이전시 '메이드인풋볼'이 지난 시즌 EPL 노팅엄 포리스트와 계약이 끝난 뒤 소속팀을 찾지 못하던 린가드에게서 이적 협상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메이드인풋볼은 한국인인 정현정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메이드인풋볼에서 서울 구단에 린가드 관련 제안을 처음으로 내놓은 것이 지난해 여름이었는데, 당시엔 시즌 중간이라 큰 진전이 없다가 새 시즌 준비가 본격화하자 서울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고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진짜야?' 의심부터 하게 되는 린가드 K리그행…진도 꽤 나갔다
네임밸류만큼은 최고지만, 소속팀 없이 지낸 시기가 있었고 선수가 한국행을 어느 정도로 고려하는지 등도 따져봐야 해서 서울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린가드는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잉글랜드 밖의 클럽에선 뛴 적이 없다.

초기엔 문서로 의견을 교환하던 서울 구단과 린가드 측은 물리적으로도 오가며 논의를 심화했다.

서울 관계자들이 영국으로 날아가 린가드의 몸 상태를 점검했고, 린가드 측 관계자들도 한국에 와서 클럽하우스와 경기장, 서울 거주 환경 등을 확인했다고 한다.

협상이 진행되면서 린가드는 서울이 한국 축구에서 갖는 위상이나 가치, 새로 팀을 맡은 김기동 감독의 업적과 스타일 등을 접하며 호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계약(FA) 상태인 그에게 유럽이나 중동 쪽 제안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결론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뤄봤을 땐 영국 언론 보도처럼 린가드는 한국행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합의에 꽤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린가드 측은 한국 내 활동에 대비해 정현정 대표에게 각종 마케팅 권한을 위임하고 법무법인 지혁의 손수호 대표변호사에게 법률 자문도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린가드가 다음주께 입국할 거란 소문까지 도는 가운데 실제 입단으로 이어진다면 서울은 단숨에 이번 시즌 K리그1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

'진짜야?' 의심부터 하게 되는 린가드 K리그행…진도 꽤 나갔다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K리그1 파이널B에 그쳤던 서울은 리그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김기동 감독을 영입하고 선수단 재구성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나상호(마치다 젤비아), 오스마르(이랜드) 등을 보낸 서울은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과 재계약하고 임대 선수로 맹활약한 윌리안을 완전 영입했다.

미드필더 류재문과 측면 수비 자원 최준 등도 데려가며 전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여기에 린가드가 가세한다면 리그의 '판'을 바꿀 만한 보강이라 할 수 있다.

경기 공백이 있고 부침을 겪었어도 린가드는 맨유 '성골' 유스 출신으로 프로팀에도 입단해 활약한 기량을 지녔고,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2021년까지 뛴 스타다.

린가드의 등장은 지난 시즌 유료 관중 집계 시대(2018년∼) 최초로 1·2부 합해 관중 300만명을 넘어선 K리그엔 '특급 흥행 호재'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경기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하는 서울은 K리그의 인기 구단이다.

지난해 홈 경기 총관중 43만29명, 평균 2만2천633명으로 유료 관중 집계 시대 최초로 단일 시즌 홈 관중 40만명과 평균 2만명 시대를 열며 흥행을 이끌었는데, 린가드가 온다면 그를 보기 위한 '구름 관중'이 더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