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6점 차로 메달 놓쳤던 피겨 김지니-이나무, 팀 이벤트서 치유의 연기
[청소년올림픽] '치킨파티'로 극복한 김지니-이나무 "잘 이겨내 자랑스러워"
올림픽은 환희와 좌절, 기쁨과 눈물이 엇갈리는 무대다.

청소년올림픽도 마찬가지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김지니-이나무(이상 경기도빙상경기연맹)조는 지난 달 30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하 강원 2024) 프리댄스에서 큰 아픔을 맛봤다.

두 선수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회전하는 '트위즐'에서 실수를 범해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당시 4위에 오른 두 선수와 3위 애슐리 슬래터-애틀 온게이 페레스(영국·140.16점)조의 차이는 단 0.76점 차. 실수가 없었다면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경기 후 김지니는 공동취재구역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나무 역시 고개를 쉽게 들지 못했다.

두 선수에겐 참 힘든 시간이었다.

1일 만난 이나무는 "당시 인터뷰할 때는 눈물을 참았지만, 숙소에 들어간 뒤 몇 시간 동안 울었다"라고 말했다.

괴로운 시간이었지만, 두 선수는 씩씩하게 일어섰다.

김지니, 이나무는 그날 밤 피겨스케이팅 청소년대표팀 동료들과 선수촌에서 조촐한 파티를 했다.

평소 체중 관리로 마음껏 먹지 못했던 피자, 치킨을 시켜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이나무는 "매우 슬펐지만, 한 번쯤은 겪어야 할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이겨냈다"라며 "실패를 경험하면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아픔을 훌훌 털어냈다.

그리고 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팀 이벤트에 출전해 마음껏 기량을 펼쳤다.

이번에도 트위즐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합계 82.15점을 받아 5개 팀 중 3위에 올랐다.

두 선수는 남녀 싱글 결과에 따라 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김지니-이나무는 활짝 웃으며 공동취재구역으로 들어왔다.

이틀 전과는 달랐다.

김지니는 "오늘은 긴장하지 않고 재밌게 경기에 임했다"라며 "등수와 점수는 중요하지 않다.

만족할 만한 경기를 펼친 것 같아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나무는 "마음의 짐이 어느 정도 사라진 것 같다"라며 "힘든 시간을 이겨낸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제 두 선수는 시니어 올림픽을 향해 다시 뛴다.

이나무는 "이달 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데, 이번 대회의 경험을 발판 삼아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

프리 댄스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