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시오스 보도…'2국가 해법' 美-이스라엘 이견 속 향배 주목
美언론 "블링컨,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방안 연구 지시"
미국 국무부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방안이 가능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미국 언론 악시오스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가자지구 전쟁 이후 미국과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정책 옵션을 제시할 것을 지시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로서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양자 차원 또는 유엔 차원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직접 협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해왔다.

결국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외교적 출구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기존 패러다임과 정책을 재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됐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 안정화 정책의 핵심으로 추진해온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수교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를 상호 연결짓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미국이 팔레스타인과의 양자 관계 차원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방안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팔레스타인을 유엔 정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표결을 할 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방안이 있다고 악시오스는 소개했다.

다른 나라들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도록 독려하는 것도 미국의 또 다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와 함께 블링컨 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가'가 군사력을 보유하지 않는 방안이 어떻게 비칠지에 대해 연구할 것도 지시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비무장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방안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여러 차례 제안했다가 근년 들어 거론하지 않고 있는 방안이다.

'2국가 해법'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이 가진 안보 관련 우려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 모색 차원에서 '비무장 팔레스타인 국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소개했다.

악시오스의 보도 내용과 관련, 미국 정부는 기존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은 유엔에서의 일방적인 인정보다는 당사자간 직접 협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오랜 정책이었고,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악시오스에 밝혔다.

유엔 총회는 2012년 팔레스타인을 '옵서버 국가'로 받아들였으나 정식 회원국 자격은 주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29일 영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