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작년 말 지방부채 7천539조원 주장에도 서방 '못 믿어'

중국 지방정부가 지난해 '빚내서 갚은 빚'이 4조6천803억 위안(약 866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31일 중국 경제매체인 제일재경에 따르면 전날 재정부가 공개한 '2023년 지방채 발행 및 부채 잔액' 자료에서 이런 내용이 확인됐다.

이를 보면 지난해 중국 지방정부의 전체 차입액은 9조3천394억위안(약 1천728조원)으로 전년보다 2조위안(약 370조원)가량 늘었다.

中, 작년 '빚내서 갚은 빚' 사상 최대치…재융자채권액 866조원
이 가운데 재정 확충 또는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쓰이는 신규 발행 지방채권 규모는 4조6천591조위안(약 862조원)이었으며 나머지는 만기 도래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재융자 채권 용도였다.

작년에 발행된 지방정부 채권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미 진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는 데 쓰인 것이다.

그동안 지방정부가 비효율적인 분야에 과도하게 투자해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만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중국 재정부는 2022년과 비교할 때 2023년의 신규 지방채 발행액은 2% 감소했지만, 재융자자 채권 발행액은 79% 증가했으며 이는 사상 최대치라고 확인했다.

재정부는 지난해 차환 채권 규모가 이례적으로 컸던 데다 지방정부의 재정수입보다 지출이 훨씬 커 재융자채권 발행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중앙정부가 1조4천억위안(약 259조원)의 특별 재융자채권 발행을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후난·안후이·구이저우·윈난성, 톈진시, 광시좡족자치구 등의 특별 재융자채권 할당량이 많았다.

中, 작년 '빚내서 갚은 빚' 사상 최대치…재융자채권액 866조원
재정부는 아울러 작년 말 현재 지방정부의 부채 잔액은 40조7천373억위안(약 7천539조원)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승인한 한도(42조1천674억위안)를 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LGFV 부채를 포함해 중국에서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겨진 부채'가 7조~11조달러(약 9천100조~1경4천400조원)로 추산된다고 지난달 5일 보도한 바 있다.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을 이용해 자금 조달을 해온 중국 지방정부들은 자체적인 상환이 어려울 수준의 빚더미에 올랐으며, 이 중 일부는 중앙 정부의 도움 없이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과 중앙 정부는 톈진·충칭시, 랴오닝·지린·헤이룽장·구이저우·윈난·간쑤·칭하이성, 네이멍구·닝샤·광시좡족 자치구 등 부채 고위험 지역에 지방 고속도로, 민간 공항 재건축 및 확장, 도시 철도, 박물관 건설 등 신규 프로젝트 금지를 지시했으며 올해에도 필요하면 지방정부에 특별 채권 발행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中, 작년 '빚내서 갚은 빚' 사상 최대치…재융자채권액 866조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