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기업 피씨엘이 2023년 90억원의 수출을 기록하며 100억원 이상의 연 매출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4분기에 수출 실적이 집중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해소했다는 평가다.

29일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피씨엘(서울시 금천구)의 수출 건수는 25건으로, 오스트리아 파나마 모로코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세비아 캐나다 중국 등을 대상으로 657만6000달러(88억원) 규모의 수출이 이뤄졌다.

수출 금액이 가장 큰 제품은 현장형 신속진단 장비인 ‘PCLOK Ⅱ’다. 지난달 30일 중국에 540만달러(72억원) 규모로 제품을 수출했다. PCLOK Ⅱ 제품군은 작년 5월 UAE 지역에도 네 차례에 걸쳐 공급됐다.

타액진단키트인 ‘PCL COVID19 Ag Gold’도 오스트리아 모로코 등에서 허가를 받아 이들 지역에 공급됐다. 이 제품은 타액(침)을 활용해 검사할 수 있어 간편하다는 강점이 있다. 국내에서도 2022년 4월 허가를 받아 전국의 약국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업계는 피씨엘이 지난해 국내 판매 및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100억원 이상의 연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씨엘 매출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시기인 2020년 537억원으로 급증했다가 2022년 46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7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일각에서는 관리종목 지정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30억원의 연 매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은 연간 매출이 3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2017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한 피씨엘은 상장 후 5년간 관리종목 지정이 면제돼왔지만, 2022년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 만료로 2023년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만 연간 수출의 95%인 630만7520달러(84억3000만원)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돼 관리종목 지정 우려는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피씨엘 측은 올해부터 매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24년은 호흡기 바이러스 6종을 대상으로 하는 PCLOK Ⅱ 제품의 국내 보험수가를 바탕으로 국내 매출을 늘리고, 중국 유럽 중동 등으로 수출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씨엘의 올해 매출 목표는 140억원이다. 이후에는 적극적인 해외 입찰을 통해 2025년 400억원, 2026년 660억원까지 매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