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천·이해민선·정유진·남화연·권용주·양유연 참여
외국계 화랑 타데우스 로팍의 올해 첫 전시는…한국작가 6인전
서울 한남동의 화랑인 타데우스 로팍 서울 갤러리가 한국(계) 작가 단체전으로 새해 전시를 시작했다.

외국계(오스트리아계) 화랑으로 주로 해외 작가를 소개해 온 타데우스 로팍이 서울 지점에서 한국 작가 전시를 여는 것은 지난해 한국 작가 3인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김성우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20대 젊은 작가(정유진)부터 2019년 베네치아(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참여한 남화연까지 신진부터 중견작가까지 6명이 참여해 회화와 영상, 설치, 조각 등 다양한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들어서면 1995년생 정유진의 조각 설치 작업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재난이나 재해에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는 재해나 재난의 파괴 이미지 대신 그 뒤에 오는 재건을 형상화한 '어스무버스'(Earthmovers) 연작을 선보인다.

땅을 고르는 불도저, 재난과 재해의 흔적을 파내는 포크레인 등의 굉음과 움직임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업에선 동세가 두드러진다.

외국계 화랑 타데우스 로팍의 올해 첫 전시는…한국작가 6인전
얼핏 쓰레기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권용주의 '석부작'은 실제로 분리수거 등으로 버려지는 폐품에 가까운 물건들로 만든 것이다.

골판지와 계란판, 노끈 등을 엮고 시멘트를 발라 마치 자연의 절벽처럼 만든 조각 위에는 작은 식물을 붙였다.

야생초나 난 등의 식물을 돌에 부착해 자연의 모습을 재현하는 취미 행위인 '석부작'을 작가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업이다.

산업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H빔과 슬링벨트도 미니멀한 조각 작품이 되어 갤러리 야외 공간에 자리 잡았다.

남화연은 신작 영상을 선보인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이 봉투에 담겨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고 이후 처리장에서 처리되는 과정을 담은 몽타주 비디오 작업은 인간의 섭식과 소화과정, 배설에 이르는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외국계 화랑 타데우스 로팍의 올해 첫 전시는…한국작가 6인전
장지(닥나무나 뽕나무 껍질로 만드는 한지의 일종)에 인물이나 사물을 확대해 흐릿한 질감으로 표현한 양유연의 회화와 인화된 사진과 잡지, 포스터 등을 화학약품으로 녹이고 이를 물감으로 삼아 새로운 이미지로 만들어낸 이해민선의 작업, 언어를 시각적으로 해체하고 쪼개서 표현하는 제시 천의 작업 등을 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성우 큐레이터는 "미디어를 통해 상연되는 현실과 삶으로서의 실제 현실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면서 "불완전한 현실을 자각하는 데서 시작해 좀 더 리얼한 현실을 들여다보고, 부산하게 흩어지고 흘러가 버린 조각들을 그러모아 조금 다른 미래를 상상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3월9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