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5개국, 코소보에 세르비아 통화 금지정책 연기 촉구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서방 5개국이 코소보 정부에 세르비아 디나르화 사용 금지 조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코소보 미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유일 통화로 유로화를 강제한 규정이 세르비아계가 다수인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대사관은 이 규정이 특히 학교와 병원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대안적인 절차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규정은 세르비아 정부로부터 임금과 재정 지원을 받는 압도적인 대다수의 코소보 세르비아인들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소보 중앙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모든 현금 거래는 유로화만 허용한다고 지난주 밝혔다.

코소보는 2002년부터 유로를 공식 통화로 채택했으나, 세르비아인들이 실질적인 자치권을 행사하는 코소보 북부에선 세르비아 통화인 디나르가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세르비아에서 연금을 받는 주민과 세르비아계 은행, 학교, 병원 등 세르비아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관은 디나르만 써왔다.

유로화 사용 의무화 조치를 두고 세르비아계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발칸반도의 '화약고'에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자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퀸트(Quint) 5개국이 코소보 정부에 제도 시행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이들 5개국은 지난 26일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와 이 문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면서 "퀸트는 충분히 긴 전환 기간을 허용하고, 명확하고 효과적인 홍보 활동을 위해 규정 시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했지만, 코소보 북부에 주로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코소보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자치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