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아파트 입주민이 저녁 시간 찌개를 끓여 먹었다는 이유로 다른 입주민의 항의를 받았다는 사연이 화제다.

지난 26일 JTBC '사건반장'에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가 음식 냄새로 인해 이웃집의 민원 쪽지를 받은 사실이 전해졌다.

A씨가 받은 항의 쪽지에는 "1월 12일(금) 저녁 7시경 김치찌개 끓이신 분, 1월 13(토) 밤 10시경 된장찌개 끓이신 분. 제발 문 열고 환풍기 켜고 조리합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쪽지가 붙은 지 10일이 지나서는 현관문에 또 다른 쪽지가 붙었다고 한다. 두 번째 쪽지에는 "1월 24일(수) 오후 3시50분경 김치찌개 조리하신 분. 제발 환풍기 켜고 문 열고 조리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쪽지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받았다"며 "다른 음식도 아니고 한국인이면 자주 먹는 찌개인데 기분이 너무 안 좋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집만 받은 게 아니라 층수에 있는 모든 집 앞에 붙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 집에서 찌개도 못 끓여 먹나 하는 답답한 심정에 제보했다"고 했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층간 소음도 아니고 음식까지 이웃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냐", "음식 냄새로도 화가 날 거면 단독주택에 사는 것이 맞지 않냐. 오히려 이기적인 생각"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여러 명이 함께 사는 공간에선 음식을 조리할 때 환기를 시키는 게 기본"이라는 등 쪽지를 보낸 주민에 공감을 표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파트 등 이웃의 특정 냄새로 정신 혹은 신체 건강 관련 피해를 보고 상해죄를 주장할 경우, 피해 사실을 입증할 시 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피해 사실 입증이 어려운데다, 입증되더라도 치료비 정도의 경미한 배상액을 받게 된다.

현행법상 아파트 등 가정집에서 찌개를 끓이는 행위를 금지하기도 어렵다. 악취방지법은 사업자나 개인이 음식물 조리 등을 할 때 다른 사람의 생활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찌개를 끓일 때 나는 냄새가 악취에 해당한다는 것을 법리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