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잠수함 '8·24영웅함'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수중 발사라면 한미 요격망 회피 노렸을 가능성, 육상이라면 사거리 시험
우리 군이 28일 오전 8시께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포착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세부 제원 등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며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 측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이 북한군 발사 순항미사일을 포착해 발표한 것은 지난 24일 이후 나흘 만이다.

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가 해상인지, 수중인지, 육상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 역시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의 잠수함 시설이 있는 '신포'라는 장소를 고려하면, 북한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이라는 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지난해 3월 12일 신포 일대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당시 북한은 "발사훈련에 동원된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경포만은 함경남도 홍원군 앞바다로, 잠수함 시설이 밀집한 신포 일대 해상이다.

통상 순항미사일은 어디서 쏘든 8자나 타원 궤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비행하고 저궤도로 날기 때문에 탄도미사일과 달리 발사 및 낙하지점을 포착하기 어렵다.

이처럼 지상에서 발사해도 궤적 조절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북한이 작년 3월 일부러 수중에서 발사한 것은 발사 플랫폼을 최대한 다양하게 가져가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은 작년 3월 8·24영웅함에서 어뢰발사관을 통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동일한 시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번 미사일이 SLCM이 맞는다면 한미일이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등을 통해 감시·정찰·요격망을 강화하는 데 맞서 북한이 대안을 모색하는 것일 수 있다.

북한이 해상이나 수중이 아닌 육상에서 발사를 단행한 거라면 지난 24일 발사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개발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나흘 전 순항미사일은 서해상으로 발사됐는데,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만큼 사거리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신종우 연구위원은 "지난 24일에는 서해상으로 불화살-3-31을 짧게 쐈다면 동해에서는 사거리 1천500㎞까지 구역 범위가 나온다"며 "육상 플랫폼에서 쏜 게 맞는다면 서해에서는 비행 안정성을 검증하고 동해에서는 사거리를 길게 해보는 차원의 시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처럼 연일 도발을 감행하는 건 한미일 공조에 반발하는 동시에 오는 4월 한국 총선을 앞두고 위기감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한미의 사이버동맹훈련, 연합전투사격훈련, 연합해상훈련, 연합공중훈련과 'RC-135 정찰기', 'E-737 피스아이'의 작전 사실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만반의 임전태세를 갖추고 미국과 그 하수인들의 침략 책동을 가장 압도적인 힘으로 철저하게 제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과 괴뢰 대한민국 족속들에게 다시한번 경고하건대 만약 전쟁의 도화선에 불꽃이 이는 경우 우리의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로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 '잠수함 밀집' 신포 해상서 순항미사일 포착…나흘만에 도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