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가 금융 접근성 높일까' 질문엔 "근본적인 실수"
한국이 직면한 두가지 도전에 '정신건강' '인구' 꼽아
서울대 찾은 세계은행총재 "韓 공무원, 파견와서 경험 나눠달라"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는 25일 서울대를 찾아 "젊은 한국인 공무원들이 우리(세계은행)에게 와서 일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가 총재는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다양한 국가에서 인재들이 와서 다른 나라를 돕고 가르치길 바란다.

한국인들도 당연히 그중 일부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발 분야에서 5∼10년 일했고, 보건·교육·투자 정책을 잘 아는 젊은 한국인 공무원들이 세계은행에 와서 1∼2년 일하거나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에서 일하며 경험을 나누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가 총재는 '가상화폐가 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겠느냐'는 질문에 "근본적인 실수"라며 "금융 접근성은 공식적인 화폐나 중앙정부와 관련이 없다.

완전히 잘못된 접근이다"라고 강조했다.

인도계인 방가 총재는 "금융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제대로 된 신원 확인과 함께 가야 한다.

가상화폐의 본질은 익명성이다"라며 "신원 확인 제도가 없다면 무정부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방가 총재는 한국이 직면한 두 가지 도전으로 '정신 건강'과 '인구 증가율'을 꼽았다.

그는 "한국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나누는 이야기는 정신건강 이슈고, 어제도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라며 "한국 정부가 국민의 정신 건강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고, 세계은행도 보건복지부를 돕고자 한다"고 했다.

또 "한국이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신건강과 인구증가율이라는 주제를 함께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가 총재는 한국과 세계은행의 관계를 묻는 말에 "나는 대통령을 포함해서 한국의 정부 관료를 만날 때 한국이 세계은행의 큰 후원자(supporter) 중 하나라고 말한다"며 "우리가 빈곤 퇴치에 있어서 기후변화와 식량안보를 함께 다루기 시작했을 때, 한국은 이런 변화 속에서 가장 초기 후원자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이 국제 개발을 지원하면서 직면한 두 가지 어려움으로는 전 세계적인 성장률의 둔화를 꼽았다.

그는 "지난 5년간 세계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도 문제의 일부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성장률 증가세가 둔화하고 교역은 줄어들고, 가난한 나라들의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맹목적인 국가주의도 국제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도 "여러분은 '결코 평화롭지 않은 이웃'(less than peaceful neighbor)을 가진 나라에 살고 있다.

어떻게 국가가 안전하기 위한 요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