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아마존의 목소리
[신간] 애플이 완성한 디자인 철학…'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
▲ 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 = 디터 람스 지음. 최다인 옮김.
스티브 잡스가 1997년 애플로 복귀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제품 디자인이었다.

투박한 애플 제품을 최대한 심플하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그의 철학을 구현한 이가 조너선 아이브 전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다.

아이브는 매킨토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애플 제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디터 람스는 한때 애플 제품 디자인을 총괄했던 아이브의 우상이었다.

애플의 디자인은 자연스레 '람스 스타일'을 구현했다.

예컨대 2001년 나온 1세대 아이팟은 1958년 람스가 디자인한 브라운 '포켓 라디오 T3'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은 람스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고, 미적이며, 이해하기 쉽고, 거슬리지 않으며 정직하고, 간결하며, 오래간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람스가 추구한 10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다만 이 원칙들이 절대적 법칙이 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문화와 기술이 점점 발전함에 따라 좋은 디자인을 구성하는 개념 또한 계속해서 진화하기 때문"이다.

"내게 디자인은 사치품을 사도록 자극하는 술책이 아니라 복잡하고 어수선하면서도 매혹적이며 개방된 세상에서 지향점과 태도를 담은 체계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 핵심은 이 세상을 모든 사람이 살아갈 가치가 있는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가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데 있다.

"
위즈덤하우스. 154쪽.
[신간] 애플이 완성한 디자인 철학…'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
▲ 세계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아마존의 목소리 = 아이우통 크레나키·장 크리스토프 고다르 등 지음. 박이대승·박수경 옮김.
수십 년 가까이 브라질 원주민 운동을 이끌어온 아이우통 크레나키가 백인 자본주의 문명을 비판한 책.
그는 백인의 폭력적인 지배와 '생태계 파괴' (ecocide) 탓에 원주민 세계가 지속적으로 약해졌다고 주장한다.

이런 비판과 더불어 백인 자본주의에 대한 예속을 거부하며 끈질기게 저항하고 있는 원주민의 노력도 함께 조명한다.

저자는 2019년 자신의 강연문 세 편을 모아 책 '세계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생각들'을 펴냈다.

'세계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아마존의 목소리'는 이 책의 한국어 번역본이다.

출간 과정에서 저자의 강연과 텍스트들에 대한 다양한 학자들의 견해도 포함됐다.

'인간의 가장자리에서 던지는 브라질 원주민의 질문'(박수경), '기후재앙에 직면한 인류의 무능함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박이대승) 등 한국 학자가 쓴 발제문도 수록됐다.

오월의봄. 208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