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파속 15분 기다린 韓 어깨 치며 친근감…韓은 고개 깊이 숙여
尹·韓 일정 바꿔 서천시장 화재현장 점검 후 열차 상경…尹 "같이 가자", 韓 "자리 있습니까"
尹대통령, 한동훈에 '어깨 툭'…韓, 웃으며 90도 인사(종합2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동시에 찾아 함께 점검했다.

이날 서천은 영하 6.3도, 체감온도로는 영하 11.1도로 눈바람이 매우 거세 서 있기도 어려울 정도의 날씨였다.

녹색 민방위복 차림의 한 위원장은 먼저 도착해 우산도 쓰지 않고 약 15분 동안 시장 어귀에 서서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 정진석·홍문표·정희용 의원 등 일행보다 몇발짝 앞선 곳에서 홀로 있었다.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한 위원장은 허리를 90도에 가깝게 깊이 숙여 인사한 뒤 웃으며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남색 패딩 점퍼 차림의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한 뒤 어깨를 툭 치며 친근감을 표했다.

尹대통령, 한동훈에 '어깨 툭'…韓, 웃으며 90도 인사(종합2보)
이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화재 현장에서 지역 소방본부장으로부터 진압 상황을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보고 중 직접 몇 가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보다 한 발짝 뒤에서 보고를 들었다.

이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시장 입구 앞에 나란히 서서 불에 탄 내부를 둘러보고, 식당이 모여 있는 시장 건물도 방문해 상인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상인들에게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여러분들이 바로 영업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 드리겠다"며 "특별재난지역 선포 가능 여부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울 경우에도 이에 준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날 방문이 화재 현장 점검인 점을 감안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 최근 현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에 동행한 한 의원은 "재난 현장이다 보니 현안을 언급할 상황은 아니었고, 한목소리로 주민들을 위로하고 복구 대책을 논의했다"며 "윤 대통령이 웃으면서 한 위원장의 어깨를 두들겨준 것으로 이심전심이 통했다고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약 20분간 머문 뒤 현장을 떠났다.

윤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 일부 상인들이 "대통령이 사진만 찍고 갔다"며 항의하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서울에서 각자 내려왔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서울에 올라갈 땐 대통령 전용 열차를 함께 탔다.

윤 대통령이 먼저 한 위원장을 비롯한 당·정부 관계자들에게 "상경할 사람들은 함께 타고 가자"고 권했다.

이에 한 위원장이 "자리 있습니까"라고 묻자 윤 대통령은 재차 "같이 가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약 2시간 동안 열차의 같은 칸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한 위원장은 서울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열차에서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냐고 묻자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길게 나눴다"라고만 답했다.

尹대통령, 한동훈에 '어깨 툭'…韓, 웃으며 90도 인사(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