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기업대출을 앞세워 공격적인 대출자산 확대에 나섰다. 정부의 가계빚 억제 방침에 따른 가계대출 감소분을 기업대출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2022년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취임 이후 기업금융을 강화해 처음으로 은행권 순이익 1위에 올랐다.

하나은행 "기업대출 늘려 리딩뱅크 수성"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기업대출 확대를 통해 자산을 17조원가량 늘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작년 3분기 말 507조원(신탁자산 제외) 수준인 자산 규모를 신한은행(510조원)보다 키우겠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은 연초부터 만기가 돌아온 기업대출을 연장하는 등 우량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법인 신용카드 가입과 외환거래 확대 등 부수 거래를 통해 기업대출의 수익성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작년에도 5대 은행 가운데 기업대출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하나은행의 작년 12월 기업대출 잔액은 157조9412억원으로 2022년 말(137조8962억원)보다 14.5% 증가했다. 액수로는 1년 새 20조원 넘게 불어났다. 국민(7.7%, 12조5483억원) 신한(6.1%, 8조8973억원) 우리(10.3%, 13조2777억원) 농협(6.9%, 8조8709억원) 등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증가율과 증가액 모두 1위였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가운데서도 우량 자산으로 꼽히는 대기업 대출을 늘렸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12월 대기업대출 잔액은 27조7623억원으로 2022년 말(21조2068억원)에 비해 30.9%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기업 중심 대출자산 확대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2022년 ‘리딩뱅크’(1등 순이익 은행)에 오른 하나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2조76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국민은행(2조8554억원)을 바짝 뒤쫓고 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순이익 증가율은 23.3%로 국민은행(12.0%)을 앞선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