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트럼프' 디샌티스, 맥없이 경선하차…어쩌다 추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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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방역정책 반기들며 스타 도약…확고한 보수파 자처
'트럼프 따라하기' 일관한 탓에 본인 등판후 존재감 상실
美매체 "측근만 중용한 탓에 선거운동 기간 사고도 잦아" '리틀 트럼프'로 불리며 미국 공화당 차기 대선후보감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경선 2라운드를 앞두고 맥없이 조기하차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직접 대결을 피한 채 '트럼프 따라 하기'로 일관하며 '대체재'로서 스스로를 부각해 온 탓에 트럼프 본인이 나서자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 오전 플로리다주의 주도 탤러해시 관저로 측근들을 소집해 선거운동과 관련한 마지막 논의를 진행했다.
직후 위층으로 올라가 부인 케이시 여사와 대화한 디샌티스는 잠시 후 후보사퇴 선언 초안을 들고 측근들에게 돌아왔다고 NBC는 전했다.
디샌티스 진영에서 조기하차가 논의된 건 일주일 전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21.2%의 지지율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19.1%)를 가까스로 따돌리고 2위에 턱걸이했을 때부터였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51%로 과반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디샌티스 진영은 2차전인 뉴햄프셔주 경선은 물론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도 일정을 계속 이어가려 했으나 선거자금 부족에 발목이 잡혔다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한 측근은 "모두가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는 (경선 레이스에) 남아 있길 원했지만, 모금이 너무 어려워졌고 쉬워질 전망도 없었다"고 말했다.
예일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미 해군에서 복무한 디샌티스는 2013년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는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이후에도 성공 가도를 달렸으며, 확고한 보수주의자를 자임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노선을 계승해 큰 관심을 모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관련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및 마스크 의무화 정책에 반기를 들면서 보수 진영에서 일약 스타가 됐고, 2022년 미국 보수진영 최대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정치인 중 한명으로 잠룡 지위를 확고히 했다.
공화당 후보가 대체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같은 해 11월 중간선거에서도 큰 득표 차로 재선에 성공한 까닭에 디샌티스의 대선가도는 탄탄해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실패는 이때부터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지적했다.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 당시 디샌티스 캠프에서 일했던 여론조사 전문가 휘트 아이레스는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와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본인이 있는데 트럼프를 대신할 '차선책'을 택할 유권자는 없다"고 말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진영에서 일했던 공화당 선거전략가 브라이언 세이트치크도 정치전문지 더힐에 "(공화당 유권자가) 왜 트럼프를 떠나 디샌티스측으로 넘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실질적으로 전혀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와 정치적으로 동일한 노선을 걸으면서 지지층을 흡수하려던 것이 디샌티스였던 까닭에 트럼프 본인이 등판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세이트치크는 "트럼프와 맞서 경쟁하려면 트럼프와 직접 싸웠어야 했는데 그들은 실제로 그렇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실제 2021년 1·6 의회난입 사태와 대선결과 뒤집기 시도 등으로 4차례에 걸쳐 형사기소된 트럼프가 '정치공세에 희생된 순교자'의 탈을 쓴 채 승승장구하는 동안에도 디샌티스는 트럼프 편을 들며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디샌티스는 임신 6주후 낙태 금지 등 트럼프보다 더욱 오른쪽으로 치우친 정책을 쏟아내며 나름의 차별화를 시도했으나 트럼프 지지층을 자신의 것으로 끌어오지 못했고, 오히려 중도에 가까운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는 결과만 초래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작년 5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부터 디샌티스 진영이 노출해 온 각종 문제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대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출마 선언 중계가 기술적 문제로 20여분간 먹통이 되는 등 처음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같은 해 7월에는 선거자금을 과도하게 써버려 선거본부 직원을 감원하는 상황이 빚어졌고, 11월에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슈퍼팩(Super PAC·미국의 정치자금 기부단체) '네버 백 다운'의 운영과 관련한 심각한 내분 사태가 불거졌다.
한때 디샌티스 진영에 있다가 쫓겨난 인사들이 트럼프 쪽에 붙으면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키높이 구두를 신는다는 등의 흑색 선전이 더욱 거세졌다거나, '이너서클'에 의존하는 스타일 탓에 전문성 없는 측근들이 중책을 맡은 게 원인이라는 등의 분석도 나온다.
결국 1년 전만 해도 아이오와 경선에서 1위를 기록하겠다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간신히 2위를 찍는 데 그쳤고, 뉴햄프셔에서 한 자릿수 득표를 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승부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측은 경선 하차와 관련해 디샌티스 주지사 측과 어떠한 사전 협상이나 논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때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지했던 인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8년 차차기 대선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때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출마해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한편,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울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관련 소식통은 전했다.
/연합뉴스
'트럼프 따라하기' 일관한 탓에 본인 등판후 존재감 상실
美매체 "측근만 중용한 탓에 선거운동 기간 사고도 잦아" '리틀 트럼프'로 불리며 미국 공화당 차기 대선후보감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경선 2라운드를 앞두고 맥없이 조기하차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직접 대결을 피한 채 '트럼프 따라 하기'로 일관하며 '대체재'로서 스스로를 부각해 온 탓에 트럼프 본인이 나서자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 오전 플로리다주의 주도 탤러해시 관저로 측근들을 소집해 선거운동과 관련한 마지막 논의를 진행했다.
직후 위층으로 올라가 부인 케이시 여사와 대화한 디샌티스는 잠시 후 후보사퇴 선언 초안을 들고 측근들에게 돌아왔다고 NBC는 전했다.
디샌티스 진영에서 조기하차가 논의된 건 일주일 전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21.2%의 지지율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19.1%)를 가까스로 따돌리고 2위에 턱걸이했을 때부터였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51%로 과반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디샌티스 진영은 2차전인 뉴햄프셔주 경선은 물론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도 일정을 계속 이어가려 했으나 선거자금 부족에 발목이 잡혔다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한 측근은 "모두가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는 (경선 레이스에) 남아 있길 원했지만, 모금이 너무 어려워졌고 쉬워질 전망도 없었다"고 말했다.
예일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미 해군에서 복무한 디샌티스는 2013년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는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이후에도 성공 가도를 달렸으며, 확고한 보수주의자를 자임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노선을 계승해 큰 관심을 모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관련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및 마스크 의무화 정책에 반기를 들면서 보수 진영에서 일약 스타가 됐고, 2022년 미국 보수진영 최대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정치인 중 한명으로 잠룡 지위를 확고히 했다.
공화당 후보가 대체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같은 해 11월 중간선거에서도 큰 득표 차로 재선에 성공한 까닭에 디샌티스의 대선가도는 탄탄해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실패는 이때부터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지적했다.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 당시 디샌티스 캠프에서 일했던 여론조사 전문가 휘트 아이레스는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와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본인이 있는데 트럼프를 대신할 '차선책'을 택할 유권자는 없다"고 말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진영에서 일했던 공화당 선거전략가 브라이언 세이트치크도 정치전문지 더힐에 "(공화당 유권자가) 왜 트럼프를 떠나 디샌티스측으로 넘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실질적으로 전혀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와 정치적으로 동일한 노선을 걸으면서 지지층을 흡수하려던 것이 디샌티스였던 까닭에 트럼프 본인이 등판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세이트치크는 "트럼프와 맞서 경쟁하려면 트럼프와 직접 싸웠어야 했는데 그들은 실제로 그렇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실제 2021년 1·6 의회난입 사태와 대선결과 뒤집기 시도 등으로 4차례에 걸쳐 형사기소된 트럼프가 '정치공세에 희생된 순교자'의 탈을 쓴 채 승승장구하는 동안에도 디샌티스는 트럼프 편을 들며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디샌티스는 임신 6주후 낙태 금지 등 트럼프보다 더욱 오른쪽으로 치우친 정책을 쏟아내며 나름의 차별화를 시도했으나 트럼프 지지층을 자신의 것으로 끌어오지 못했고, 오히려 중도에 가까운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는 결과만 초래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작년 5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부터 디샌티스 진영이 노출해 온 각종 문제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대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출마 선언 중계가 기술적 문제로 20여분간 먹통이 되는 등 처음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같은 해 7월에는 선거자금을 과도하게 써버려 선거본부 직원을 감원하는 상황이 빚어졌고, 11월에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슈퍼팩(Super PAC·미국의 정치자금 기부단체) '네버 백 다운'의 운영과 관련한 심각한 내분 사태가 불거졌다.
한때 디샌티스 진영에 있다가 쫓겨난 인사들이 트럼프 쪽에 붙으면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키높이 구두를 신는다는 등의 흑색 선전이 더욱 거세졌다거나, '이너서클'에 의존하는 스타일 탓에 전문성 없는 측근들이 중책을 맡은 게 원인이라는 등의 분석도 나온다.
결국 1년 전만 해도 아이오와 경선에서 1위를 기록하겠다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간신히 2위를 찍는 데 그쳤고, 뉴햄프셔에서 한 자릿수 득표를 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승부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측은 경선 하차와 관련해 디샌티스 주지사 측과 어떠한 사전 협상이나 논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때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지했던 인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8년 차차기 대선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때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출마해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한편,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울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관련 소식통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