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더웠지'…멕시코 폭염 시달리던 기린 새 보금자리로
"베니토가 떠난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지만, 한편으론 기쁘기도 해요.

여기는 베니토가 살기에는 부적합한 날씨거든요.

"
멕시코 북부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시립 센트럴파크 동물원을 찾은 플로르 오르테가씨는 기린 베니토와의 작별에 대해 담담히 소회를 밝혔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이 동물원에서 지내며 관람객들을 만난 베니토는 전날 이곳을 떠나 멕시코 중부 푸에블라주의 아프리카 사파리 공원을 향했다.

그동안 환경단체 등은 기린에게 센트럴파크 동물원은 서식하기에 부적합한 환경이라고 주장해왔다.

여름에는 수은주가 극도로 치솟고, 겨울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 지역 날씨를 기린이 견뎌내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동물원 측은 이런 의견을 수용해 베니토를 새 보금자리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2천km 떨어진 아프리카 사파리 공원까지 차로 약 50시간을 가야 하는 만큼 동물원 측은 베니토의 이동 환경에도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다.

'그동안 더웠지'…멕시코 폭염 시달리던 기린 새 보금자리로
베니토를 넣을 높이 5m짜리 컨테이너를 특별 제작하고, 베니토가 컨테이너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도 진행했다.

컨테이너 안에는 짚과 자주개자리(앨팰퍼, 콩과의 사료작물), 물, 채소를 함께 담고, 온도를 체크할 수 있는 전자 장비도 설치했다.

베니토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베니토의 긴 목과 머리는 컨테이너 위로 튀어나오지만, 별도의 프레임에 방수포를 둘러 추위와 바람, 비, 소음, 주변 풍경 등을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센트럴파크 책임자 프랭크 카를로스 카마초는 "(이동 과정에서) 기린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베니토는 침착하게 여행을 아주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