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도 '표현자유 제한' 거론 반발…연구소 "법적으로 다툴 것"
印, '정부비판' 민간연구소 외국기부금 차단…야당 "수치스럽다"
인도 정부가 공공정책과 관련해 비판 목소리를 내온 한 굴지의 민간연구소에 대해 외국 기부금 모금 허가를 취소해 반발을 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내무부는 지난해 2월 관련법에 맞게 운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책연구센터(CPR)에 대한 외국 기부금 관련 허가를 정지한 데 이어 지난 10일 해당 허가를 아예 취소했다.

CPR은 1973년 설립된 뉴델리 소재 비영리 민간연구소로 공공정책에 초점을 맞춘 연구와 비평 활동을 해왔다.

특히 국가안보정책이나 영유권 분쟁지 카슈미르 지역의 지배구조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 정부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과 미국 국무부도 CPR의 외국 기부자 명단에 들어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허가 정지로 연구소 인력을 75% 줄이며 활동도 대폭 축소했다.

힌두 국수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2014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이미 수천 개의 시민단체들에 대해 유사한 조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야미니 아이야르 CPR 센터장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낸 성명을 통해 CPR은 법을 어긴 적이 없다면서 내무부 결정에 대해 법적으로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는 이번 내무부 조치를 "수치스러운 일"로 지적하며 "엄격한 사고와 학문에 관한 인도의 전통에 치명타를 날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권단체들도 이번 사안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사례로 보고 있다.

한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전세계 180개국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인도 순위는 모디 정부 출범 이후 21단계 추락해 지난해 161위에 머물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