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리룬과 경쟁했던 장야중, 총통후보 단일화 실패 등 전략적 실수 거론하며 '직격'

‘1.13 총통 선거’에서 패배한 대만의 제1야당 중국국민당(국민당)이 주리룬(朱立倫) 주석 퇴진론에 직면하는 등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다.

16일 대만의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국민당 총통 후보였던 허우유이(侯友宜) 신베이시 시장은 총통 선거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면서 의회에서 다수당이 된 국민당의 존재감을 부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패배' 대만 국민당 리더십 기로…주리룬 주석 퇴진론 대두
하지만 국민당 연구기관인 쑨원(孫文)학교의 장야중(張亞中) 교장은 주리룬 주석을 겨냥해 총통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주석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장야중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당이 이번 총통선거에서 3가지 전략적 실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장야중은 첫째 국민당 총통 후보 경선 규정을 어기고 허우유이를 강력하게 총통 후보로 밀었다고 비판했다.

국민당은 지난해 5월 17일 중앙상무위원회를 열고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허우유이를 자당의 총통 후보로 지명한 바 있다.

둘째, 장야중은 허우유이가 국민당 핵심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며, 이는 결국 젊은 층과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장야중은 주리룬 주석이 주도한 '청백합작'(靑白合作), 즉 야권 후보 단일화 실패를 비판했다.

대만 정치권에서 민진당은 녹색, 국민당은 청색, 그리고 민중당은 흰색 진영으로 분류된다.

국민당은 자당 허우유이 후보와 민중당 커원저 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으나 단일화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장야중은 국민당이 총통 선거 과정에서 이처럼 3가지 전략적 실수를 범했다면서 주리룬 주석의 퇴진을 촉구했다.

그는 "당은 총통선거 패배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면서 자당의 입법위원 의석이 기존의 38석에서 52석으로 대거 늘어난 데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만 정치대 교수 출신으로 국민당 중앙자문위원회 위원인 장야중은 지난 2019년 국민당 총통선거 후보 경선과 2021년 당 주석 선거에 각각 출마한 적이 있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40.05%의 득표율로,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득표율 33.49%)를 6.56% 포인트 차이로 꺾고 당선됐다.

라이칭더의 승리로 민진당은 대만 역사상 처음으로 3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민진당은 총통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113석 중 51석을 얻어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국민당이 52석, 민중당이 8석, 무소속이 2석을 확보해 여소야대가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