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물건 확보해 손실 없을 것…감사 결과 따라 조치"
조합원들 "관련자 인사조치하고 수사도 의뢰해야"
5억원 담보로 28억원 외상거래…서천 A수협 감사 중
충남 서천의 한 수협이 특정 중도매인과 담보 예치금의 6배에 가까운 외상거래를 했다가 감사를 받고 있다.

16일 A수협에 따르면 중도매인들은 예치금 한도 내에서 외상거래를 할 수 있다.

건어물 중도매인 B씨는 5억원을 예치했는데, 지난해 8∼10월 건어물 약 28억원어치를 외상으로 거래했다.

예치금의 5배 넘게 외상거래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한 조합원이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에 청구해 진행된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

그대로 부도가 나면 예치금을 제외한 외상거래액 23억원가량이 고스란히 수협 손실로 이어지는데, 이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A수협 보유 자본 70억원의 32.9%에 해당한다.

다행히 수협이 B씨가 구매한 건어물을 확보하고 현금도 일부 받아내 큰 손실은 없을 전망이다.

이 수협 조합장은 "현재 2억5천만원 정도가 수금되지 않았는데, 수협에 손실이 없게 모든 채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한편 관련 직원들에 대해서는 감사 결과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거액의 외상거래 과정에 관여한 직원들을 우선 인사조치하고, 한도를 훨씬 웃도는 외상거래 과정에 부정이나 불법은 없었는지 수사도 의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수협은 B씨와의 외상거래에 앞서서도 중도매인 외상거래 한도를 부적정하게 관리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8월 조합장과 상임이사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조합장은 "경매과정에서 예치금보다 많이 낙찰받은 중도매인에게 대금 납부를 3∼7일 유예시켜준 경우"라며 "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관행인 만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