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업계, 펀드 조성·체육행사 연계한 문화행사 등 건의
뮤지컬계 만난 유인촌 "암표 문제, 산업적 지원 고민할것"(종합)
"뮤지컬 산업의 목에 가시처럼 느껴지는 두 가지가 암표와 '밀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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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5일 진행한 뮤지컬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암표 유통과 '밀캠'(공연을 무단 촬영·녹화한 행위)을 제재할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뮤지컬계 간담회에서 이성훈 쇼노트 대표는 "공연법이 개정돼 3월부터 매크로(자동입력반복)를 이용한 암표 유통에 제약이 가해지지만, 제2의 티켓 유통 업체라며 온라인에서 버젓이 암표 형태로 티켓이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밀캠도 저작권법에 강력한 제재 조항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단속하기 어렵다"며 "공연장에서 적발할 경우 현장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프로세스를 관련 부처와 함께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유 장관은 이에 대해 "암표와 밀캠 문제는 (제재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 취하되 지속적으로 공론화하고 관련 부처와 협의해야 할 숙제"라며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 개막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는 이 대표 외에도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과 뮤지컬 배우 남경주·최정원,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신춘수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장,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 등이 참석했다.

박명성 예술감독은 "창작 뮤지컬을 개발해 3∼5년간 흥행몰이를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한국 뮤지컬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서울 공연단체·극장과 지방자치단체 극장이 연계해 한국 뮤지컬 페스티벌을 2∼3달 진행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박 감독은 또한 "전국체전과 같은 체육대회 기간에 전국예전 형식으로 연극, 무용 등의 페스티벌을 같이 하면 지역 문화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유 장관은 이에 "전국체전과 전국예전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전국체전과 함께 예술단체들이 지역에서 공연해 축제처럼 붐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보자"고 말했다.

뮤지컬계 만난 유인촌 "암표 문제, 산업적 지원 고민할것"(종합)
이 밖에도 간담회에서는 뮤지컬을 순수 예술이 아닌 산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뮤지컬 육성을 위한 펀드 조성, 해외 진출 지원 방안 등의 논의도 이뤄졌다.

이유리 단장은 "뮤지컬이 (공연법 개정으로 공연 산업의) 독립적인 장르로 인정받게 됐다"며 "소액 지원이 아니라 (산업적 관점에서) 펀드 조성과 같은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지원해달라"고 건의했다.

남경주 배우도 대학로 창작 뮤지컬 제작의 어려운 현실을 언급하며 "뮤지컬이 그간 연극 하위 분야로 지원받았다면, 이젠 독립된 장르로 현실에 맞는 지원 정책을 새로 논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규 이사장은 "뮤지컬산업진흥법의 국회 통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뮤지컬은 이제 순수예술이 아닌 콘텐츠산업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펀드 조성 등 산업적 접근과 지원책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또 뮤지컬의 해외 진출 지원과 관련해 "수출보증보험을 연계해 해외 진출 계약을 맺을 때 정부가 보증해주는 방식을 의논하겠다"며 "뜻을 먼저 모아주면 방식을 알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