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림트를 해부하다 = 유임주 지음. '키스', '다나에'처럼 화려하고 관능적인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작품을 생물학적 코드로 재해석한 책이다.
의대 교수로서 '클림트를 사랑하는 해부학자'를 자처하는 저자는 클림트의 작품에 정자와 난자를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한 것과 같은 이미지나 이들이 결합한 순간을 보여주는 도상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키스'에 등장하는 여성의 왼쪽 어깨 부위에는 붉은 동그라미 모양이 여러 개 있는데 이는 현미경으로 관찰한 적혈구에 해당한다고 책은 소개한다.
저자는 클림트가 화가로서 평생 가슴에 품어온 주제인 '생로병사의 신비'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 그림이 바로 '키스'라고 규정하고 색다른 관점에서 클림트의 작품 세계에 접근한다.
만삭의 임산부가 등장하는 '희망|'에는 메마르고 어두운 표정의 인물과 해골이 등장한다.
임신은 축하받을 일이지만 임부는 '건강한 아이를 낳아 잘 기를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두려움을 느끼게 마련이며 산전·산후 우울증을 겪는 이들도 있다.
'희망|'에 등장하는 침울한 이미지의 캐릭터는 임신을 둘러싼 이처럼 복잡한 상황을 반영했다고 책은 소개한다.
한겨레출판. 312쪽.
▲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 한성희 지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이며 딸을 둔 엄마인 저자가 어느새 마흔살이 된 딸에게 보내는 조언과 삶의 지혜를 책으로 엮었다.
지은이는 지금 마흔살이 된 이들이 입시 경쟁, 입사 경쟁, 승진 경쟁, 육아 경쟁을 거치며 인생을 경쟁하듯 살아왔으며 그 어느 세대보다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지만 그 노고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명한다.
그는 "원하는 일을 하면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가면 성공한 인생"이라며 모든 일을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고 당부한다.
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지만, 현대 사회의 중년 여성, 나아가 이 시대의 아들들이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도 많다.
지은이는 자녀의 앞날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부모가 어떻게 했든 아이는 자기 길을 갔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인다역으로 바쁜 워킹맘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결코 이기적인 일이 아니라며 "고독한 사람을 내버려 둬라, 그는 지금 신을 만나고 있다"는 시인 릴케의 말을 소개한다.
메이븐. 312쪽.
▲ 뭉우리돌의 들녘 = 김동우 지음. 러시아와 네덜란드에 남긴 조선 독립운동의 흔적을 글과 사진으로 소개한 책이다.
2017년부터 국내와 독립운동 사적지와 독립운동가 후손을 취재해 온 저자가 러시아 연해주 소도시 크라스키노에 있는 안중근 의사의 '단지동맹비', 연해주 우수리스크시에 있는 독립운동가 최재형 가옥, 아무르주의 스보보드니 외곽의 자유시 참변 추모비,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이준 열사 기념관 등을 답사한 기록을 묶었다.
내 눈의 빛이 사라진 걸 생각하니 존 밀턴내 눈의 빛이 사라진 걸 생각하니,이 어둡고 광활한 세상에서 반생도 살기 전에생명 같은 재능이 쓸모없어졌구나.비록 내 영혼은 창조주를 간절히 섬기길 원하나,그분이 훗날 탓할까 봐, 내 한 일을 설명하려 할 때,나는 어리석게 묻네, “내 눈을 멀게 하시고는 어찌 노동을 원하시는지요?”하지만 그 불평을 가로막고 신중한 대답이 들려오네,“신은 인간의 노동이나 재능을 필요로 하지 않네,그의 가벼운 멍에를 가장 잘 메는 자가 그를 가장 잘 섬기나니. 그는 왕과 같네. 그의 말 한마디에 수천의 무리가육지와 바다를 건너 쉬지 않고 달려올 테니.묵묵히 서서 기다리는 자들도 그를 섬기는 사람이네.”--------------------------------------------------------영국 시인 존 밀턴(1608~1674)이 44세 때 시력을 잃고 쓴 시입니다. 그의 실명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전해집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너무 많이 읽으면서 눈을 혹사했고, 청교도 혁명 때 크롬웰 정부의 라틴어 비서로 오랫동안 일하면서 과로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시의 제목은 원래 ‘소네트 19’였다가 훗날 편집 과정에서 ‘소네트 16’으로 바뀌었습니다. ‘실명(On his blindness)’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시인은 생을 절반밖에 살지 못했는데 벌써 눈이 멀었다고 불평합니다. 이제 내 삶은 끝났다고 한탄하다가 신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이 대목에 등장하는 ‘생명 같은 재능(Talent)’은 성경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달란트의 비유’와 맞닿아 있다고 합
13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작년 유럽·중앙아시아의 홍역 발병 건수는 12만7350건에 이른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수치다.WHO는 이날 유엔아동기금(UNICEF)과 함께 낸 보도자료에서 "유럽과 중앙아시아 53개국에서 나온 홍역 환자 수는 25년 만에 최고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53개국 가운데 발병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루마니아(3만692건)로 집계됐고, 카자흐스탄(2만8147건)이 뒤를 이었다.홍역의 확산세는 어린이 예방 접종률 둔화와 관련이 커 보인다고 WHO는 전했다. 실제 작년 유럽·중앙아시아 홍역 발병 건수 가운데 40%는 5세 이하 어린이였다는 설명이다.WHO는 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루마니아에서 2023년 어린이 홍역 예방 접종률은 80% 미만이었다"면서 "발병 예방을 위한 접종률 9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의 예방접종 둔화로 홍역 면역률이 감소하면서 2023년과 2024년 홍역 환자가 급증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최근 몇 달간 간 미국에서도 홍역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WHO는 "텍사스와 뉴멕시코 등지에서 수십건씩 발병이 보고된 미국의 홍역 환자 수는 올해 들어 256명에 이른다"고 말했다.열과 전신 발진, 구강 내 병변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이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결혼은 남성의 비만 위험을 3배로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12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심장학연구소가 2405명의 의료·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이 연구는 올해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비만회의에서 발표됐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50세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체중 증가와 결혼 상태, 정신 건강 등 다양한 요인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기혼 남성은 미혼 남성보다 비만 위험이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기혼 여성의 비만 위험은 증가하지 않았다. 또 결혼은 남성의 과체중 확률을 62%, 여성의 과체중 확률을 39% 증가시키는 것으로 조사 셜과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에서 실시된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남성은 결혼 후 첫 5년 동안 칼로리 섭취량이 증가하고 운동량이 감소하면서 체질량지수(BMI)가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결혼한 남성의 과체중은 5.2%, 비만은 2.5% 증가했다.2017년에도 결혼한 남성은 체중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영국 바스 대학교 경영대학원이 1999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커플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기혼 남성의 BMI가 미혼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기혼 남성은 결혼 후 평균 1.4kg의 체중이 증가했다. 또 아내의 임신 기간에는 남성의 BMI 변화가 없었으나 출산 직후부터 체중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반면 이혼을 앞둔 시기와 이혼 직후에는 남성의 BMI가 감소했다. 이는 결혼 생활이 남성의 체중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결혼 생활이 오히려 규칙적인 식사 증가와 풍부한 음식 섭취로 이어져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된다고 추정했다